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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행위' 김성수의 '인촌로' 사라지고 '고려대로'로
'친일행위' 김성수의 '인촌로' 사라지고 '고려대로'로
  • 김원근 기자
  • 승인 2019.02.27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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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에 설치된 인촌 김성수 동상. 2017.2.28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에 설치된 인촌 김성수 동상. 2017.2.28

 

고려대학교 설립자인 김성수의 친일행위가 인정됨에 따라 김성수의 호를 딴 성북구 '인촌로'가 사라지고 '고려대로'로 바뀐다.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는 27일 오전 11시 총 1626개의 인촌로 도로명판 가운데 마지막 명판을 내리고 '고려대로' 명판으로 교체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991년 서울시 지명위원회 지정 이후 28년간 명칭을 유지한 인촌로의 흔적이 모두 사라졌다.

인촌로는 6호선 보문역과 고대병원, 안암역, 고대앞사거리를 잇는 폭 25m, 길이 1.2㎞ 도로다. 인촌로 및 연결도로 27개의 도로명으로 사용됐다. 구는 앞서 지난해 12월 인촌로를 사용하는 주소사용자 9118명 중 5302명(58%)의 동의를 얻어 도로명 변경을 확정한 바 있다.

애국지사 이현주 선생의 후손인 이광종 광복회 성북구지회장은 "일제 잔재가 담긴 도로명이 적지 않으나 '주소 사용자의 과반수 동의'라는 조건 때문에 대도시에서 도로명 개명 사례가 흔치 않다"며 "민·관이 협력해 이룬 성북구의 사례가 다른 지자체에 큰 자극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성북동 심우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뒤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성북구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며 "인촌로 도로명 변경은 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밝혔다.

구는 지난해 8월 인촌로 직권변경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이어 11월에는 성북구도로명주소위원회를 개최해 인촌로를 고려대로로 변경하는 내용을 의결했다. 특히 서면동의 과정에서는 구 직원들이 평일 야간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하고 주민들을 만나 의사를 확인했다. 인촌로 주소사용자 전 세대를 평균 5회 이상 방문해 도로명 변경 추진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인촌 김성수는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일제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 관련자 명단에 오른 인물이다. 중일전쟁 이후 매일신보 등에 일제의 징병·학병을 지지하는 글을 싣는 등의 친일행위를 했다. 이에 정부는 훈장을 취소하고 생가와 동상 등 5곳의 현충시설을 해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Queen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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