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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주년 맞은 한국교총 하윤수 회장
취임 3주년 맞은 한국교총 하윤수 회장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3.20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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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 하윤수 회장
한국교총 하윤수 회장

 

퀸은 2016년 교총회장 취임 후 50만 교원의 교권 보호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꿋꿋이 걸어온
하윤수 교총회장을 만나 우리 교육의 현실과 개선해 나가야할 문제점들을 들어보았다.

무너진 교실 회복 위해 1인 시위까지 나서     

한국교총은 1947년 11월 설립된 국내 최고 최대의 교원단체로 16만 교원이 가입돼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못 밟던 예전과 달리 학생의 그림자도 못 밟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권이 추락한 시대에 교원단체의 수장을 맡아 그는 정말 불철주야 무너진 교실회복을 위해 일만 하며 달려왔다.

특히 교총 72년 역사상 최초로 교총회장이 국회 앞 1인 시위까지 하며 교권 3법, 즉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을 통과시켜나가고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를 철회시키는 등 학교 정상화를 위한 큰 주춧돌을 놓는 역할을 해냈다. 

“교총이 교권 3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교권침해에 대해 교육청이 대신 법률적 대응을 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도 맡아 교원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입니다. 현재 아동복지법은 국회 본회의를, 교원지위법은 국회교육위원회까지 통과됐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본격 심의를 앞두고 있고요. 교권 3법 개정을 속히 완수해 낼 것입니다.”
 

한국교총은 11월 8일부터 15일까지 국회 앞에서 '교권3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8일 하윤수 회장이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피켓과 함께 침묵시위를 하는 모습.
한국교총은 11월 8일부터 15일까지 국회 앞에서 '교권3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8일 하윤수 회장이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피켓과 함께 침묵시위를 하는 모습.

 

잦은 입시제도 변경이 불신만 더 키워

하윤수 회장은 교권 추락도 문제지만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교육계에 대한 불신도 해소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 그런 불신을 야기한 데에는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수시로 바뀌는 입시제도가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학년마다 수능 출제범위가 제각각이고 정시와 수시 비중, 주요 대학의 수능 최저 기준 적용 여부도 자꾸 달라지고 있습니다. 존폐 논란을 거듭하는 외고&자사고 정책, 유·초등 방과 후 영어 등의 정책도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는 현실이죠.”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 문제로 인한 갈등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고, 자사고는 교육의 평준화를 보완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한 제도입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적어도 고등학교 과정은 국내에서 마쳐야 외국 대학을 가더라도 애국심을 갖고 국내에 회귀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하는 취지로 출발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취지로 시행하게 된 제도를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쉽게 뒤집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교원·학부모 교육공동체간 이해와 협조 필요

하윤수 회장은 교총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당면과제로 무너진 교실을 회복하고 학교를 살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려면 교원과 학생, 학부모라는 교육공동체의 3주체가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 담장 밖에 있다가 학교 안으로 교육공동체의 주체가 돼 들어온 학부모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예전엔 주로 3~4명 이상 다자녀를 키우다 보니 배려와 나눔이 실천될 수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한두 명의 자녀를 키우다 보니 학부모들이 내 자식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남의 아이는 내 아이의 밑에 있어야 하고 내 아이만 잘 되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이기적인 생각이 만연한 것이 요즘의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해나가려면 학부모들의 이타적인 마음이 필요한데 이것을 그냥 말로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교육공동체로서의 학부모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GDP가 3만불 이상 되는 선진국에서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교육도 하고 있는데 우리 현실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교권이 추락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교사상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인터뷰 내내 강하고 높았던 톤이 일순간 멈추고 잠시 두 눈을 지그시 감은 하 회장은  진중하고 깊이 있게 말을 꺼냈다. “아이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명료하고 간단한 그 한마디 말에 진정성이 훅 느껴졌다. 그 또한 오랜 세월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교수이기에 스승의 도리와 마음을 얘기할 땐 경건함마저 느껴졌다.

“교사들은 백년지대계의 초석을 일군다는 마음으로 정말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합니다. 교사가 단지 지식전달자로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아이와 눈을 맞추고 헌신, 희생, 봉사한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교사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학부모의 이타적인 마음, 교사의 사랑과 헌신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학생들도 선생님을 존경하고 학생답게 행동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학교가 가장 기본적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적인 미래를 이야기했다.

배려와 나눔을 철저히 배운 어린 시절

하윤수 회장의 카톡 대문 글은 ‘배려와 나눔이 가득한 세상’이다. 그것은 그가 교총회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인생관을 갖게 된 것은 가난하고 힘들었던 그의 어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부와 부친 2대가 독립운동을 하며 옥고를 치른 환경에서 그는 홀어머니와 9남매 속에서 자라왔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도시락을 싸갔을 정도로 가난했으나 어머니는 그럴수록 배려와 나눔을 강조하셨다. 동생들 학비를 벌기 위해 국민학교도 졸업 못하고 일찌감치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형의 희생과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더욱 이를 악물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 시절을 살아왔기에 그는 더욱 배려와 나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이기심이 만연한 요즘 세태에 그 정신을 실천하고 싶은 것이다. 
      
2019년 학교가 기본으로 돌아가는 원년 돼야   

올해 교총이 개최한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정말 뜻깊고 의미 있는 자리였다. 그동안 교총이 보수 집단이라는 오해의 시선도 받아왔지만 이번엔 여야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교육계, 정관계, 시민사회단체, 전교조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화합하는 역사적인 시간이었다.

이 자리에서 하윤수 회장은 2019년을 학교가 기본으로 돌아가는 원년으로 선포하고 선생님은 선생님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학부모는 학부모답게 행동하자며 학교 정상화의 의지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 교총의 중점 계획으로 ‘스쿨 리뉴얼’을 천명했다. 스쿨 리뉴얼은 자는 아이만 건드려 깨워도 폭력이니 학대니 하며 교사가 고발당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사제 간 공감과 온기를 나누며 가르침과 배움이 신명나게 일어나는 교실, 학교를 다시 만들자는 슬로건이다.

‘선생님께 존경을, 학교에 신뢰를, 학생에 사랑을’을 실천하며 교육 본질을 회복하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학생들을 어떤 방식, 어느 수준까지 훈육할 수 있는지 실천적인 생활지도 매뉴얼을 만들고, 교권 3법이 실효성을 갖도록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서로 간에 불신과 오해가 키워진 학교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교총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통일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북측 교원단체와 교류의 물꼬도 트는 등 큰 구상도 그려가고 있다.

하윤수 회장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으로 일해오면서 최근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도 위촉됐다. 앞으로 교총의 지평을 넓히고 더 큰 일을 해나가는 데에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됐다.    

무너진 학교를 바로잡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혼신을 다하고 있는 하윤수 회장은 학교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가정에서의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학부모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자녀와 대화하고 기본 습관을 형성하도록 관심을 기울여주셔야 해요. 자녀 앞에서 학교나 선생님을 비난하는 것은 교육공동체를 무너뜨리기에 오히려 자녀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실은 한 아이의 문제가 전체 아이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곳이에요. 문제 있는 학생과 학부모가 있다면 함께 치유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가져주시기를 당부합니다.”

 

[Queen 김은정기자] 사진 김도형기자, 한국 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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