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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PEOPLE/불합리한 은행이자, 자동차 할부약관 고친 정경술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PEOPLE/불합리한 은행이자, 자동차 할부약관 고친 정경술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3.2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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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1월호
1990년 11월호 -PEOPLE/불합리한 은행이자, 자동차 할부약관 고친 정경술
1990년 11월호 -PEOPLE/불합리한 은행이자, 자동차 할부약관 고친 정경술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주위 사람들의 조소와 만류에도 불고, 은행과 자동차 회사의 횡포에 대항해 싸운 정경술씨(68). 일제시대 보통학교 졸업이 전부인 그는, 모두가 외면하는 가운데 재벌기업의 부당한 '관행'을바로 잡기 위해 외롭게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람이 나이가들면 신체부위 가운데 가장 먼저 '눈'이 늙는다고 한다. 그것을 '노안(老眼)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경술씨(68)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 눈이 밝아지는 모양이다. 그는 젊고 똑똑한 사람들도 미처 읽어내지 못했던 것들은 68세 나이의 눈으로 찾아내 세상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정씨의 예리한 감시의 눈길로 인해 울상(?)을 짓게 된 것은 다름아닌 금융기관과 자동차 회사.

그는 대재벌인 자동차 회사들과 은행을 상대로 10개월 간의 투쟁을 벌인 끝에 결국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약관들을 무효화 시켰기 때문이다.

'골리앗을 무너뜨린 다윗'으로 평가되는 그는 남들처럼 든든한 배경이나 우수한 학벌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일제시대 때 6년제 보통학교를 졸업한 것이 정씨 학력의 전부.

89년9월 그는 장사를 하는 아들을 돕기 위해 차를 한대 구입했다. 서울로 물건을 하러 다니는 아들의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워 차라도 한대 있으면 낫겠다 싶은 생각에 현대자동차 영등포영업소에서 엑셀 구입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한데 탁송료가 문제가 되었다. 어느날 자동차회사로부터 '차가 인천에 도착해 있으니 4만 5천원의 탁송료를 내고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 웬만한 사람들 같으면 으례히 회사측 요구가 정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기꺼이 응했을 테지만 그는 달랐다.

정씨는 자동차 매매계약서와 약관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며칠을 씨름한 끝에 그는 이 약관이 자동차 회사측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돼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제품이란 것은 본래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현금과 교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계약은 영업소에서 하고 차는 공장에서 직접 찾아가라는 겁니다. 탁송료라니 그게 웬말입니까?"

그는 수차례의 건의서를 자동차 회사와 경제기획원 장관 앞으로 냈고, 마침내 공정거래위원회는 자동차 할부구매약관 중 고객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는 4개 조항의 약관을 무효화 시키게 되었다. 그 결과로 구입고객의 부담은 연간2천억 가량이나 줄어들게 됐다.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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