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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이 아버지의 집념/'에스더'를 아시나요?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이 아버지의 집념/'에스더'를 아시나요?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3.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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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1월호
1990년 11월호 -이 아버지의 집념/'에스더'를 아시나요?1
1990년 11월호 -이 아버지의 집념/'에스더'를 아시나요?1
1990년 11월호 -이 아버지의 집념/'에스더'를 아시나요?2
1990년 11월호 -이 아버지의 집념/'에스더'를 아시나요?2

 

팔도강산 얼싸안고 '에스더' 찾아 삼만리

누가 이 아이를 모르시나요? 잃어 버린 딸(에스더 · 8세)과  집 나간 아내(한순애 · 35세)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헤매고 다니는 최석봉씨(57세). 목장 주인이던 그는 왜 하루 아침에 뻥튀기 장수가 되었을까? 하늘 아래 살아만 있다면 죽는 날까지 에스더를 찾아 헤매겠다는 이 아버지의 집념, 눈물 그리고 사랑.

이 아이를 찾아 주세요

지난 10월 16일, 뻥튀기 장수 최석봉씨는 그날 하루 일을 나가지 않았다. 비가 왔다거나 몸이 편찮아 집에서 쉰 건 아니었다. 그날은 그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10월 16일, 새벽같이 일어난 최석봉씨는 낡은 용달차를 툴툴거리며 전에 살던 서울 관악구 남편동으로 달려갔다. 최씨 가족이 살던 집은 그새 헐려 버리고 집터에는 새로 지은 다세대형 주택이 들어서 있었다.

그는 공터 한쪽편에 용달차를 세워 두고 오랜만에 찾아온 동네 골목골목을 기웃거려 보았다. 모르는 동네에 처음 온 듯 모든 것들이 낯설었다. 아침이 올 때까지그는 그렇게 하릴없이 동네를 한바퀴 맴돌았다. 이윽고 날이 밝자 최석봉씨는 그들 가족이 둥지를 틀었던 2년 전 그 자리로 되돌아왔다.

차마 그는 초인종을 못 누르고 대문에서 몇 발짝 비켜 서 있었다. 다세대형 주택이라선지 출근 혹은 등교를 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대문을 열고 나왔다. 알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개중에는 아침부터 남의 집 대문밖에 서 있는 최씨를 수상쩍은 눈빛으로 흘끔거리고 가는 이도 있었다.

여덟시 좀 지나서 7~8 살쯤 돼 보이는 여자애가 책가방을 달랑거리며 나왔다. 그 애는 최씨를 보더니 순간적으로 멈칫 섰다.

"아가야, 잠깐 말 좀 물어 몰까? 너 혹시 이런 애를 본 적이 있니?"

최씨는 품안에서 딸 아이의 사진을 꺼내 그 애한테 보여 주었다.

"모르겠어요. 그러데 얘가 누구예요, 아저씨?"

"응, 에스더라고, 아저씨 딸이란다"

"에스더? 그런 이름은 첨인 걸요"

그개를 갸웃거리며 멀어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최석봉씨는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랬다. 10월 16일, 그날은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런 딸 에스더를 잃은 지 꼭 2년째 되는 날이었던 것이다. 그날 하루 온종일 최석봉씨는 남현동 일대를 싸돌아 다녔다. 에스더가 다니던 유치원에도 가 보았고, 가까운 국민학교들도 순례해 보았다. 만나는 이마다 에스더 사진을 보여 주며 딸의 행방을 물었다. 그러나 헛일이었다.(중략)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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