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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감동수기/고압감전사고로 팔다리 절단한 여인과 결혼한 고성곤 목사의 수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감동수기/고압감전사고로 팔다리 절단한 여인과 결혼한 고성곤 목사의 수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4.0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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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1월호
1990년 11월호 -감동수기/고압감전사고로 팔다리 절단한 여인과 결혼한 고성곤 목사의 수기1
1990년 11월호 -감동수기/고압감전사고로 팔다리 절단한 여인과 결혼한 고성곤 목사의 수기1
1990년 11월호 -감동수기/고압감전사고로 팔다리 절단한 여인과 결혼한 고성곤 목사의 수기2
1990년 11월호 -감동수기/고압감전사고로 팔다리 절단한 여인과 결혼한 고성곤 목사의 수기2

 

"운명이 아내의 발목을 묶어도 그림자 되어 그녀와 함께 가리니..."

23살의 꽃같은 나이에 고압감전사고를 당해 두 팔과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비운의 여인. 그리고 그녀를 아내로 맞아 평생 손발이 되어준 남편 고성곤 목사(36 · 임마뉴엘 선교회). 자신의 도움이 없이는 한 시도 살아갈 수 없는 불구의 아내를 위해 두 사람 몫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한 남자의 처절한 외조기.

두팔이 잘려져 나가고 한쪽 발마저 없는 완벽한 장애자. 바로 그것이 내 아내 정근자의 모습니다. 건강하고 사지 멀쩔한 내가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나의 가족들은 완강히 반대했다. 그중에서도 한 분밖에 안 계신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시며 반대를 하셔서 마음이 크게 흔들렸지만, 불효를 무릅쓰고 결국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강행했다.

반대는 처가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네가 저 애와 살면 얼마나 견딜 것 같은가. 나중에 후회하고 갈라서지 말고 아예 처음부터 결혼생각일랑 그만두게."

그러나 총회신학대학 졸업식과 함께 거행된 우리의 결혼식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 내외의 앞날을 축복해 주었다. 불임선고를 받았던 아내는 아들 유한(9)과 딸 은애(7)를 낳았고, 결혼생활을 위태롭게 지켜보던 처가식구들도 우리가 사는 모습에 감명을 받아 모두 신앙을 갖게 되었다. 참으로 축복이요,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아내

내가 아내를 처음 만난 것은 실로 우연이었다. 당시 아내는 고압감전사고로 팔다리를 절단한 후, 신앙을 받아들여 여러 군데 신앙간증집회에 참석을 하고 있었다. 총회식학대 3학년에 다니고 있던 나는 그무렵 정근자라는 한 불구여인의 신앙간증기를 마침 읽은 적이 있었다. 처절한 운명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불태우며 입으로 쓴 그녀의 간증수기는 나의 가슴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그 수기를 읽었다.

'이 여자를 위해 무언가 할 일이 없을까?"

막연히 그런 생각을 하던 중 한 집회장소에서 직접 그녀와 마주치게 된 것이다. 정근자는 장애상태가 너무 심해 다르 사람의 도움 없이는 아무일도 할 수 없는 여자였다. 그녀의 처지를 안타까이 여겨 도와주던 사람들이 몇명 있기는 했지만, 모두들 오래 견디지 못했다. 아무리 사랑으로 돕는다 해도 끝까지 곁에 남아 손발이 돼주는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를 위해 이것저것 도와주었다. 한쪽 다리 뿐이라 잘 걷지를 못해 업어주기도 하고, 이를 닦아주고 얼굴을 씻겨주기도 했다. 그런 기회를 통해 우리는 좀 더 친밀해졌고, 이왕 불편을 덜어주기로 작정한 만큼 체면이나 부끄럼 따위는 생각지 말자고 다짐하며 대소변을 가리는 일도 서슴치 않고 도와주었다. 나마저 곁에서 떠나버린다면 그녀는 어떻게 될 것인가.(중략)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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