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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찬성 64.1%로 사내이사 연임 실패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찬성 64.1%로 사내이사 연임 실패
  • 이광희 기자
  • 승인 2019.03.27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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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정기 주총… 국민연금·외국인·기타 주주 35.9% '반대'
‘참석 주주 3분의2(66.6%) 찬성 받아야' 규정…2.5% 모자라
조중훈회장 이어 대한항공 수장 된지 20년만에 경영권 잃어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이로써  1999년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수장이 된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경영권도 잃게 됐다. / 사진 뉴스1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이로써 1999년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수장이 된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경영권도 잃게 됐다. / 사진 뉴스1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이로써  1999년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수장이 된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경영권도 잃게 됐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다뤄졌다.  주총 참석률은 의결권 있는 주식수 기준 74.8%를 기록했다. 

관심이 집중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의결권 있는 주식 64.1%가 찬성했고, 35.9%가 반대 표를 던져 부결됐다. 대한항공은 정관에서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66.6%)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상대로 표대결은 '박빙'의 결과를 보였지만 2.5% 남짓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경영권을 지켜내지 못했다.

전날 대한항공의 2대 주주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기업 가치 훼손 및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며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의사를 밝히며 조 회장의 연임 실패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앞서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은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 투표를 권고했다. 또 플로리다연금 등 해외 연기금 3곳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대한항공 주식 지분 구조는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고, 2대 주주 국민연금이 11.56%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 지분률은 20.50%, 기타 주주는 55.09% 등이며, 기타 주주에는 기관과 개인 소액주주 등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반대 표 행사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움직임이 외국인·기관·소액주주 투자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확립,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성공적인 서울 개최 등을 위해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끝내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조 회장은 1999년 부친 고(高)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오른지 20년만에 경영권을 잃게 됐다. 특히 이는 최근 한층 강화된 주주권 행사에 따라 대기업 총수가 경영권을 잃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측은 향후 조 회장 거취에 대한 질문에 "금일 결정된 사안이라 아직 입장 표명할 단계가 아니다"며 "향후 절차에 따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ueen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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