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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과 이야기 '김도형의 새, 사말라티의 새'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과 이야기 '김도형의 새, 사말라티의 새'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3.29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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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과 이야기)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강화도, 2019'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강화도, 2019'

 

3년 전 서울 공근혜 갤러리에서 세계적인 풍경사진의 대가 마이클 케나와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펜티 사말라티의 사진전이 열렸다.

마이클 케나는 삼척의 솔섬 사진 저작권으로 대한항공과 소송까지 벌였던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진 작가이고 펜티 사말라티 라는 작가의 존재는 사진전에 가서 처음 알게 되었다.

전시된 두 사람의 사진은 책받침 크기의 직접 인화한 흑백사진 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사진의 내용은 사뭇 달랐다.

마이클 케나는 화면에 사람은 담지 않고 수묵화에서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흑백의 깊이를 강조했고 펜티 사말라티는 사람과 개 그리고 새들이 어우러진 동화같은 장면을 담아냈다.

인터넷에서 사진전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마이클 케나 사진을 보러 갔다가 펜티사말라티의 사진에 매료되었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한 화면에 사람과 개와 새들이 어떻게 그렇게 조화롭게 담길 수 있는지 그저 감탄스러웠다.

러시아나 핀란드의 시골 같은 이국적인 곳에서 찍었으니 저런 사진이 나왔겠지 하며 애써 부러움을 감추려 했으나 한 사진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전시장 바로 옆 청와대 춘추관의 소나무에 까치 두 마리가 앉아 있고 그 위로 한 마리의 까치가 날아가는 장면인데 그 짧은 순간을 잡은 솜씨가 명불허전 이었다.

급기야 10만원 짜리 사말라티 사진집 까지 사서 갤러리를 나오면서 앞으로 케나와 사말라티의 작풍을 섞어서 사진을 찍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내가 스스로 '내 옥외 스튜디오' 라고 이름 붙일 정도로 집에서도 가깝고 찍을거리도 많은 강화도를 아침 일찍 갔는데 들판의 전선에 비둘기 두 마리가 앉아 있어 망원렌즈로 찍었다.

전신주에는 그 마을 이장이 매일 아침방송을 하는 스피커가 달려있어 정감을 더해주었다.

스칸디나비아!

눈이 동화의 삽화처럼 쌓인 그 곳의 새들을 만나러 가볼 까 하는데 언제 그 날이  올지......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김도형의 서정적 풍경사진 인스타그램 갤러리 ID: 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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