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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꿀 TIP 22-십대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자녀 토론 육아법
육아 꿀 TIP 22-십대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자녀 토론 육아법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3.30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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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말이라면 곧 법처럼 따르던 아이들. 한 살 한 살 먹던 애들이 어느덧 십대에 접어들면 어딘가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부모의 사소한 잔소리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가하면, 아예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애들도 많다. 갑작스러운 아이의 태도 변화에 당황스러운 부모라면 이현수 임상심리학 박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아이가 10살이 되면 토론을 준비하세요.” 이번 달엔 예측불허 십대 자녀의 마음을 여는 이 박사의 토론 육아법을 준비했다.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중학교 입시 준비 때문에 아이가 하교 후 각종 학원을 순회하느라 벌써 대화할 틈이 없네요. 바쁜 스케줄 탓인지 요즘 아이가 많이 삐딱해졌어요. 반찬 투정은 기본이고 아빠한테 버릇없이 구는가 하면 자꾸 부정적인 말을 하는데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좋게 타이르려고 해도 가끔 저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당황할 때가 많아요.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요?

평균적으로 아이가 10살 정도 되면 사고력이 폭발한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뇌’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는 더 이상 ‘남의 뇌’로 살지 않겠다는 준비를 한다는 뜻이라고 이현수 박사는 설명했다. 부모도 엄격하게 보면 ‘아이 자신’이 아니라 ‘남’이다. 이에 아이는 부모에게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고 부모가 ‘대든다’고 생각하면 갈등이 생기기 십상이다. 아이는 그저 어른이 될 ‘독립’을 위해 서서히 발을 떼는 것뿐인데 말이다. 무엇보다 이 독립의 과정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거쳐야 할 발달 과업이다. 아직 자신의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부모가 무조건 나쁘게만 지적, 야단치다 보면 자녀는 점점 부모와 대화를 꺼리게 되고 결국 소통이 단절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신 토론을 통해 모두 윈윈 하는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10살부터 토론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에는 보다 깊은 의미가 있어요. 사춘기 아이는 부모가 얘기 좀 하자고 하면 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이는지라 일찌감치 대화의 장을 마련해놓기 위해서입니다. 10세부터 13세까지는 예선, 14세 이후 18세까지가 본선이라 할 수 있지요. 본선 때 제대로 된 토론을 하기 위해 10세부터 뜸을 들여야 합니다.”
 

사실 대화를 하자는 것
토론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토론이라고 하면 으레 딱딱한 분위기를 연상하는 부모가 많다. 사실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는 이 박사. 그럼에도 그녀가 ‘대화’ 대신 ‘토론’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며 진지하게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한다면 상대방을 유령으로 만드는 셈이다. 토론자들은 동등한 위치에서 얘기를 나눠야 한다. 토론의 진정한 의미란,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대화를 통해 부모와 아이 양측이 최대한 만족스러워할 만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같이 찾아본다는 뜻이다.

이에 ‘원자력 발전소를 존치해야 하는가?’ 같은 대학생도 어려워하는 주제보다 아이가 늘 부딛히게 되는 일상의 문제들 ‘싸운 친구와 화해하기’,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할만한 게임 시간 정하기’ 등 주제로 접근하면 토론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곧 흥미를 보일 것이라고 그녀는 조언했다.

“대화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어요. 말을 해도 상대방이 무시하거나 시큰둥하게 반응하니 의욕이 안 생기는 겁니다. 아이가 무슨 말을 할 때 부모가 ‘즐겁다’, ‘재미있다’, ‘대단하다’, ‘제법이다’, ‘한 수 배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 아이도 신나 하면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거예요.”
 

토론의 기술
아이가 얻는 게 훨씬 많아야

평일 저녁 식사 후, 주말 점심이나 저녁 식사 후처럼 가족들이 어느 정도 여유 있을 때 자녀와 토론의 장을 열어보자. 청소년들은 한 번에 10분만 얘기해도 충분하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토론조차도 너무 길어지거나 내용이 반복되면 아이는 잔소리로 듣게 된다. 아이가 무엇을 갖고 싶어 한다든지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할 때 무조건 반대하거나 허락하지 말고, 이를 토론의 주제로 삼아 대화하면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것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다음은 이 박사가 제안하는 토론의 기술, 5단계 비법이다.

 

1단계 :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니?
아이의 요구를 듣고 그것을 해야 하는, 가져야 하는 이유를 경청한다.
2단계 : 우리는 이런 점이 우려스럽단다
부모의 우려를 전달하며 아이가 잘못 알고 있는 점을 지적해준다.
3단계 : 윈윈이 아니라 ‘윈윈’
부모와 아이가 타협해 단 하나라도 아이가 가져가는 것이 더 많은 방법을 찾는다.
4단계 : 너의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단다
아이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 확인을 받아낸다.
5단계 : 여전히 널 사랑해
감정적 앙금이 남지 않도록 마무리를 잘하고 의견이 다르더라도 여전히 아이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
 

“사춘기 자녀와의 토론에서는 첫 번째도 타협, 두 번째도 타협임을 명심하세요. 타협이란, 쌍방이 윈윈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단 1%라도 아이가 가져가는 것이 많아야 해요. 아이는 자기가 가져가는 것이 적다고 생각하면 다시는 부모와 대화하려 하지 않거든요. 부모는 작은 것(아이가 만족해할 만한 결론)을 양보해서 큰 것(아이와 지속적으로 대화함)을 얻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춘기 자녀와 토론할 때는 ‘어떻게 행복할까’에 집중하세요.”
 

이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합니다.
이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합니다.

 

(엄마들은 궁금한 게 많다)
퀸 독자가 묻고 이현수 박사가 답한다


Q 매사 부정적인 아이의 태도도 토론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A
물론입니다. 구체적인 비법은 ‘반박하기’입니다. 매사 부정적인 아이에게 “넌 왜 이렇게 부정적이니? 좀 고쳐”라는 말만으로 변화시킬 수 없어요. 왜 그런 태도를 갖게 됐는지 차근차근 따져봐야 합니다. 대개 부정적인 아이는 자기가치감이 낮은데요. 과거 한두 번의 실패나 실수를 자신의 능력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잘못 연결시킨 탓입니다. 이를 지적한 후 자신의 생각이 틀리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해요. 처음에는 부모가 아이의 생각을 반박하는 시범을 보이는 게 좋아요. 예컨대 시험을 잘 못 본 게 머리가 나빠서라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그런 연결이 틀렸다는 것, 그보다 다른 원인이 있다고 반박하는 것입니다. 반박하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이 스스로 ‘자기반박’의 습관을 갖도록 이끌어 주세요. 종이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카드에 평소 자주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적고 카드를 뒤섞어 아무 것이나 하나 뽑아서 소리 내어 읽게 한 후 최대한 빠르고 철저하게 그것을 반박하게 하는 것입니다.

Q 자녀와 부모 사이, 가끔 올라오는 ‘화’ 때문에 망칠 때도 있는데요. 토론 중 버럭 하는 감정이 생길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A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랬구나’ 기법입니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됐던 <당연하지>라는 예능 프로그램처럼, 아이의 말에 화가 나더라도 일단 ‘그랬구나’ 게임 한판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무슨 말을 해도 일단 그러냐고 받아주는 것입니다. 물론 형식적으로 하면 안 되겠지요. 두 번째 방법은 탁구치기 기법입니다. 아이와 얘기할 때는 탁구를 치듯이 해보세요. 탁구를 칠 때 처음에는 신경 써서 공을 주고받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거의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어 똑, 똑, 똑, 똑, 공이 매트에 닿는 소리만 들립니다. 아이와 대화할 때도 탁구공을 치듯 악감정 없이 받아치십시오. 탁구치기 기법의 예를 살펴볼까요? 괄호 안은 평소 엄마의 말입니다. “엄마, 내 안경 못 봤어?”, “못 봤어.”(으이고, 또 시작이다, 맨날 덤벙대기는), “엄마, 그러지 말고 빨리 찾아줘, 나 시간 없어”, “여기 있네.”(그러게 좀 물건을 항상 제 자리에 두라고 몇 번을 말했냐?) 유난히 감정이 올라올 때 이 기법을 쓰면 자신도 놀랄 만큼 나쁜 감정 없이 대화할 수 있습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Queen DB, 서울신문] [도움말 이현수 임상심리학 박사(힐링심리학아카데미 원장)] [참고 도서 <아이가 10살이 되면 부모는 토론을 준비하라>(이현수 지음,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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