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안국동 산책... 3.1독립 운동, 민족의 혼을 따라
안국동 산책... 3.1독립 운동, 민족의 혼을 따라
  • 최하나 기자
  • 승인 2019.04.06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기행
안국동 산책
안국동 산책


우리에게 2019년은 역사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3.1독립운동이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과 유진 초이가 아니라도 우리를 잊지말아야 할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 시켜줄 친구는 또 있다. 그의 이름은 안국동이다.(Queen 3월호)            
 

위로는 재동과 북촌, 삼청동으로 이어지고 아래로는 인사동, 관훈동, 종로와 연결된 안국동. 인사동 쪽에 있는 태화관 터는 잘 알려진 대로 3.1독립선언문이 발표된 곳이며 안국동 일대는 독립운동가들의 집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조선어학회 등 안국동을 중심으로 이 일대는 독립운동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어 그 유적이 남아있거나 그들이 자리했던 터가 있는 곳이다.

안국역이 독립운동 테마역으로 지정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안국역에는 3.1독립운동에 관한 내용들을 이곳저곳에 전시해 놓았는데 마치 역사 전체가 작은 전시관 같은 느낌을 준다. 우선 역에 내리면 제일 처음 스크린 도어에서 독립운동가들을 만나게 된다. 3.1운동의 주요 인물들과 임시정부 요인들이 각각 상행선과 하행선 방향에 나뉘어 업적과 어록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담게 되었다. 

 
‘각 민족의 독립 자결은 자존성의 본능이요, 세계의 대세이며, 하늘이 찬동하는 바로서 전 인류의 앞날에 올 행복의 근원이다. 누가 이를 억제하고 누가 이것을 막을 것인가.’
 


낯익은 한용운 선생의 모습과 함께 남기신 말이 적혀 있는 스크린 도어에서 잠시 발이 멈춘다. 독립운동이 100년을 맞는 이즈음에도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그 앞으로 설치된 의자 뒤로는 ‘항일투쟁에 생애를 바친 숱한 여성들’을 비롯해 8가지 주제로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적어 넣은 설치물이 벽처럼 받치고 있다. 

역 밖으로 나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니 컬러풀한 커다란 기둥이 눈에 들어온다. ‘100년 기둥’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기둥엔 온통 사람들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약 8백여 명의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기둥주변엔 의자와 전기 콘센트가 있어 현대인들에게 꼭, 그리고 수시로 필요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는 동안 사람들은 ‘100년 기둥’에서 이제껏 몰랐던 독립운동가를 한분이라도 더 알게 되리라.

안국역을 창덕궁 방향으로 나와 걷다보면 곧 만나는 것이 현대빌딩인데 그 옆길부터 한옥 지붕의 낮은 상가들이 쭉 늘어서 운치를 돋운다. 커피집과 와인 하우스, 소품 가게, 옷집, 액세서리 숍 등 딱히 특별할 것이 없는 가게들이지만 그래서 더 소박한 정취를 자아낸다. 골목이라고 하기엔 꽤 넓은 이 길을 그냥 지나쳐 현대빌딩까지 지나면 바로 이 거리의 가장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창덕궁과 공간 건물이 나온다. 건축 사무소로 유명했던 공간은 현재 아라리오 갤러리가 쓰고 있는데 건물과 매우 잘 어울리는 예술품들이 갤러리 밖에도 전시되어 이 거리를 찾은 보람을 느끼게 한다.

갤러리 건물 옆으로는 통유리창의 레스토랑이 운영된다. 이곳 역시 인기 장소로 늘 찾는 사람이 많다. 별채 같은 한옥 건물이 있는 1층은 ‘프릳츠’라는 베이커리 카페로 여자들이 즐겨 찾는 서울 안 카페 몇 순위 안에 들 만큼 인기가 높다. 3층은 이탈리안 다이닝, 4층은 한식당, 그리고 5층은 프렌치 레스토랑인데 4, 5층은 모두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이 인기인 이유는 맛있는 요리 탓도 있지만 자리를 잘 잡으면 창덕궁을 조망하면서 식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창덕궁이 바로 나와 식사 후 창덕궁으로 바로 산책을 가도 괜찮다. 경복궁이나 창경궁보다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덜 붐비는 곳이기도 해 고즈넉한 기분을 즐기기엔 더없이 좋다.

오던 길을 돌아 다시 현대빌딩 앞을 지나고 안국역 쪽으로 오면 헌법재판소 가는 큰길이 나오는데 이 길로 쭉 올라가는 길은 낮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물론 이 길도 대부분 작은 가게들이 채우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아직도 양복점과 의상실이 있을 만큼 전혀 21세기 같지 않은 풍경 사이로 딱 봐도 요즘 스타일로 보이는 카페나 가게들이 사이사이 박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이질적이지만 아주 잘 어울려 이 거리의 매력이 되었다.      
   
이 길을 천천히 더 걸어 올라가면 북촌과 맞닿게 된다. 끝까지 올라가지 않고 중간쯤인 어느 지점에서 사잇길로 들어가면 안동교회와 윤보선 생가가 있는 길로 접어들 수 있다. 그 근처엔 조선어학회 터도 있다. 윤보선가와 안동교회 앞길은 카페와 식당들이 많은 대로보다는 좁은 길이다. 이 좁은 골목도 지금은 모두 크고 작은 가게들이 들어섰다.

하지만 사람들이 한창 몰리던 전성기가 지난 탓인지 빈 상가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는데 카페 같은 외관의 건물에 작은 신문사가 들어와 있거나 투자회사가 간판을 내걸고 있는 점이 예전과 조금 달라진 점이었다.  이제 윤보선 생가와 조선어학회 터를 지나 송원아트센터가 보이는 지점까지 왔다면 건너편 서울교육박물관까지 가보자. 인도에서 계단을 올라가면 붉은 색의 단층 건물이 알려줄 것이 많다는 듯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최하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