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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 중앙대병원 교수 “갑상선암 예방? 요오드 과다 섭취 피하세요”
강경호 중앙대병원 교수 “갑상선암 예방? 요오드 과다 섭취 피하세요”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4.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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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아이

 

최근 가수 허각을 비롯해 엄정화, 모델 변정수, 개그맨 양세찬 등 연예인들이 앓았다고 알려져 이슈가 된 질병, 갑상선암. 평소와 달리 목소리가 쉬었거나 목 이물감, 이로 인한 연하 곤란이 있을 경우 갑상선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흔히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예외는 있는 법. 갑상선 건강을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로는 무엇이 있을까? 중앙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강경호 교수를 만나 갑상선암의 증상부터 예방, 치료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갑상선은 갑상샘으로, 목 앞 중앙, 식도와 기관 앞에 위치해 있다. 앞에서 보면 나비 모양으로 후두와 기관 앞에 붙어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체온과 신체 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 ‘갑상샘 호르몬’과 혈중 칼슘 수치를 낮추는 ‘칼시토닌’을 만들어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하며, 이 중 5~10%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되고 있다.
 

과잉 진단·과잉 치료 문제 많았던 갑상선암
이제 선택적으로 진단, 치료한다

갑상선암은 2013년 중반까지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 국내 여성에게 생기는 가장 흔한 암이었던 갑상선암은 최근 유방암에게 자리를 내주며 계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갑상선암의 진단과 수술도 줄어들었다.

“이즈음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습니다. 갑상선암의 과잉진단 및 과잉치료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언론과 학술지에 발표된 적이 있어요. 이전까지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진단, 치료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겨졌는데요. 그게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요즘은 갑상선암의 경우 다른 위험 요인이 없을 시 선택적으로 진단, 치료하는 게 환자에게 더 유리하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갑상선암이 수치상 표면적으로 감소한 하나의 이유다. 이에 대학병원에서 갑상선내분비외과의 중요성이 약해지는데 아쉬움도 있지만, 환자 스스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의료 정보를 제공, 상담하며 의사로서 배운 점도 상당하다고 강경호 교수는 이야기했다.

“똑같은 병도 환자의 생활 패턴과 생각, 성격, 유전자 등에 따라 각각 적절한 치료법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이를 환자와 끊임없이 상의하면서 결정하는 게 의사가 지녀야 할 덕목인 셈이지요.”
 

갑상선암의 주요 원인, 방사선

가장 기본적으로 그가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원인들이다. 한창 갑상선암의 발병률이 높았을 때 생활 속 방사선 노출, 환경 호르몬 증가, 요오드 섭취 증가 등이 갑상선암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 남자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보니 여성호르몬이 갑상선암에 일부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성호르몬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방사선 노출의 영향은 명확해요. 체르노빌에서 방사선 노출 사고가 있고 10년 후 주민들 사이에서 갑상선암이 급격히 증가했거든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생긴 지도 10년이 지났는데요. 주변 지역에서는 이로 인한 갑상섬암 발생이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숨 쉬기 힘들고 목소리가 쉬었다면…

갑상선암의 종류는 다양하다. 기원이 된 세포 종류나 성숙 정도에 따라 유두암과 여포암, 저분화암, 미분화암, 수질암, 림프종, 전이성 암 등이 있다. 이중 대부분은 항암치료나 수술로 높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으나 미분화암 등 분열 속도가 빠르고 치료성적이 좋지 않은 암도 있다.

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흔한 증상으로는 목 앞쪽에 만져지는 덩어리, 음식을 삼키기 힘든 연하곤란, 숨쉬기가 힘들거나 쉰 목소리 등이 있다.

“갑상선에 생긴 혹이 기도나 식도를 압박하거나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을 침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임파절에 전이됐을 때 임파절이 멍울로 만져질 수도 있어요. 몽우리가 일시적으로 생겼다 사라지거나 딱딱하지 않을 경우 암 관련 가능성이 적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갑상선암을 초기에 자가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이 같은 증상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과거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거나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사람의 경우 더욱 초음파 검사가 급선무다. 실제 갑상선에 혹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서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혹이 발견될 시 그 크기와 모양을 살핀 후 주사바늘을 찔러 세포검사를 할지, 조직 검사를 할지 평가한다.

“영상의학과 선생님이 종양 크기가 1cm 이상이면서 모양이 좋지 않거나 1cm 이하임에도 주변에 침범됐다고 예측할 시 바늘로 세포, 조직 검사를 해 암의 유무를 판단하게 됩니다. 모양은 괜찮은데도 크기가 2cm를 넘을 때도 조직검사로 종양의 양성, 음성 여부를 확인해요.”

만약 양성종양일 경우 안심해도 좋다. 이는 양성 갑상선결절은 노화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중년이상 여성에게 매우 흔하고, 대부분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종양 크기가 매우 커 목의 미관을 해칠 시 수술이나 고주파 치료, 알코올 주입치료 등을 고려할 수는 있다.

세포, 조직 검사와 동시에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거나 과다하지 않은지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은 암과 무관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 불리는 이유

세포, 조직 검사 후 갑상선암이 의심될 때에는 수술과 함께 진행 정도에 따라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가 고려된다.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선을 모두 절제했던 지난날과 달리 최근에는 갑상선 기능을 잘 유지하고 합병증이 최소화 되도록 수술범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술 후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도 환자마다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경향으로 치료법이 많이 바뀌었다는 강경호 교수. 갑상선암 치료 후 생존률은 일반인보다 높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좋다.

“갑상선암이 초기에 진단될 경우 바로 치료하지 않고 지켜보기도 하는데요. 대부분의 갑상선암이 굉장히 천천히 자라기 때문이에요. 일부 환자의 경우 오랫동안 관찰해도 더 이상 암이 자라지 않고 전이 또한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갑상선암이라고 꼭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물론 매우 드물긴 하지만 저분화암, 미분화암 등 역형성암은 진단 후 생존률이 6개월일 만큼 예후가 나쁘므로 증상이 있을 시 병원을 찾아 검사는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암을 지켜본다는 것은 방치하는 것과 달라요. 정기적인 검사로 중간중간 꼭 살펴야 해요. 암이 진행될 경우 지체 없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하니까요.”
 

과도한 요오드 섭취를 피하라

아무리 치료법이 잘 발달돼 있고, 치료 후 예후가 좋다고 해도 평소 이를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할 터. 어떠한 암이든 예방하기 위해서는 암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갑상선암의 경우 피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많지 않다. 여자가 남자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방사선 노출 사고도 사람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유일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도한 요오드 섭취를 멀리하는 것. 요오드는 미역, 다시마, 조개 등 해산물에 주로 함유돼 있다. 일상적으로 음식을 통해 먹는 요오드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강 교수. 그러나 음식 외 다시마 환, 영양제로 따로 챙겨 먹는 것은 갑상선암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그는 경고했다.

“요오드가 부족할 경우 갑상선기능 저하증이 올 수도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요오드 섭취가 많은 편에 속해요. 굳이 요오드가 포함된 비타민제를 챙겨 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대학병원 의사의 건강관리법

대학병원 의사인 강경호 교수는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고 있을까?
“의외로 의사들이 시간에 쫓겨 건강관리를 잘 못 해요.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게 걷기입니다. 학생 때부터 운동을 꽤 좋아해서 피트니스를 열심히 다녔는데요. 요즘은 그 시간도 내기 곤란해 만보기 앱을 다운 받았어요. 병원에서도 되도록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안 타고 계단을 이용한답니다. 여유 있을 때 자가용보다 지하철로 출근하고, 가급적 한 정거장 미리 내려서 걷기 위해 노력해요.”

집에서는 아내와 두 딸, 막내아들과도 자주 산책하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낙이라는 강 교수.

“가족들과 같이 걸으면서 웃고 떠드는 게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매우 좋더라고요.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심리적 지지를 받으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믿어요.”

따로 챙겨 먹는 영양제는 비타민 D. 비타민 D는 우리 몸의 면역을 높이고 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음식으로 섭취하거나 햇볕 노출을 통해 충전하는 양은 매우 적다. 하루 종일 병원 건물 안에서 생활하는 의사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의사뿐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비타민 D는 대부분 부족하지요. 건강관리를 위해 비타민D만 영양제로 섭취하고 있답니다.”

강경호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중앙대병원 강경호 교수는 갑상선내분비외과에서 갑상선, 부갑상선, 부신질환을 전문으로 진료 중이다. 국내 의대교수로서 최초로 중국의 상해 교통대학 루이진병원에서 1년간 방문교수로 있으며 로봇 갑상선수술을 전수한 바 있다. 국내 갑상선암 로봇수술 분야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은 실적과 실력을 자랑한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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