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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장관 임명, 중기벤처부 수장에 오르다
박영선 장관 임명, 중기벤처부 수장에 오르다
  • 오수연
  • 승인 2019.04.0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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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은 8일 박영선을 비롯, 신임장관 5명의 임명을 재가했다.
문대통령은 4월 8일 박영선을 비롯, 신임장관 5명의 임명을 재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 2대 수장으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명됐다. 국회의원 시절 ‘재벌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 장관 후보자가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총 사령탑에 오르는 것이다. 4선의원의 무게감과 업무 추진력은 이미 검증됐다는 게 중론이지만 세부정책 전문성은 극복 과제로 꼽힌다.

재벌 저격수 별명…MBC 기자 출신
박 후보자는 1960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 구로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4선 의원이다. 수도여고와 경희대 지리학과, 서강대 언론대학원을 졸업했다.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하였지만 얼마 후 기자로 전직했고 경제부·국제부 기자, LA특파원 등을 지냈다. 동시에 뉴스데이트, 마감뉴스, 뉴스와이드, 주말 뉴스데스크 등의 앵커도 맡았다.

그는 보도국 경제부장으로 재직하다가 2004년 초 MBC 선배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에 의해 당 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방송기자와 앵커 경력으로 다진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여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경제 전문 기자 출신으로 재벌들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탈법 경영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개혁 소장파로 분류되었다.

여성 최초 법사위원장·원내대표 역임한 강성 정치인
그의 정치이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2004년 5월 제17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국회 대한민국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대한민국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회운영위원회 등에서 활동을 했다. 금산분리법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2008년 18대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구로구 을)에 출마해 당선되어 국회 대한민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로서 활약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하였다. 2014년 5월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로 당선되어서 교섭단체 원내대표 중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가 되었으며, 8월 지도부 총사퇴로 인해 당 대표 직무대행이 되었고, 비상대책위원회인 국민공감혁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추대되었다.

첫 여성 서울시장 꿈꾸며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박 후보자는 첫 서울 여성시장을 꿈꾸고 있다. 2011년엔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까지 올랐지만 무소속 박원순 후보(현 시장)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했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당내 경선에서 박 시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박 후보자는 이번에 입각하면서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가 중기부 장관직을 디딤돌로 삼는다면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박 후보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그의 오랜 꿈인 서울시장을 위한 배수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영선 장관은 이번에 입각하면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의 오랜 꿈인 서울시장을 위한 배수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영선 장관은 이번에 입각하면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의 오랜 꿈인 서울시장을 위한 배수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 입문 후 남편과 아들 희생 컸다”
그의 정치적 성공 뒤안길에는 가족의 희생과 고통도 적지 않았다. 지난 1월 케이블 방송인 tvN ‘어쩌다 어른’에는 박 후보자가 출연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에서 박 후보자는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정치활동을 하는 데에는 남편과 아들의 희생이 컸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당선 후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서 미국으로 연수를 가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후 남편이 사표를 내자 회사는 잠시 외국으로 피신해 있으라고 하더라. 그래서 남편은 아들과 일본으로 떠났다. 가기 싫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보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어느날 9살 아들이 전화로 ‘엄마, 이 외로운 걸 어떻게 극복해야 하냐’고 묻는 말을 듣고 순간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나중에 대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쓴 글을 보니 “‘나는 언제나 혼자였다. 엄마는 늘 없었다’로 시작하더라“라며,”‘엄마는 외롭다고 했더니 책을 읽으라고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도 외로움은 없어지지 않아서 영화를 보게 됐다’“라고 써있었던 것을 말하며 눈물짓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방송에서 털어놓은 인생 역정
박 후보자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정계 입문과정은 물론 결혼 등 사생활에 대해 털어놓았다. 지난 8일 방송된 ‘인생술집’에서다. 박 후보자가 전한 이야기는 이렇다. “방송사 선배였던 정동영 대표가 대변인을 해달라고 했지만 처음에는 거절했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축하 자리에 남편과 함께 참석했다. 이때 정 대표는 다시 나를 설득했고 남편도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니 도와드리라’고 해서 정치인의 길을 택했다.”

MBC 1년 후배 손석희와 각별한 사이
박 후보자와 JTBC ‘뉴스룸’ 앵커인 손석희 사장의 인연도 회자됐다. 박 후보자는 1983년, 손 앵커는 1984년 MBC에 입사했다. 박 후보자는 2004년 MBC를 퇴사한 후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맡으면서 정치인의 길로 접어들었고 손 앵커는 2013년부터 JTBC 보도부문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월 JTBC ‘썰전’에 출연해 손 앵커와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가까운 편”이라면서 “지금은 서로 위치가 좀 그렇다”고 말했다. 또 손 앵커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손석희 앞에서) 무게 많이 잡았는데 요즘은 많이 높아지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파원 시절 만난 남편은 국제 변호사
남편과의 만남도 쿨 하게 털어놓았다. 남편 이원조 씨는 연세대학교 졸업 후, 미국의 미시간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로스쿨 졸업, IMB 코리아에서 법무담당으로 근무했다. 박 후보자는 “남편을 특파원 시절 일하다 만났다”며 “남편이 이민가정이어서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취업하면 결혼하고, 아니면 못 할 수도 있다고 선포했더니 남편이 한국에 필사적으로 직업을 찾더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런 과정으로 이원조씨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외국변호사로 4년간 활동했다. 현재 영국계 대형 로펌인 DLA의 한국 총괄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DLA는 매출액과 규모면에서 단연 세계 최대 로펌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24억달러(한화 약 2조6000억원)이고 소속 변호사 수는 42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 세계 32개 국가에 78곳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은 4차산업 육성은 물론 대기업들의 영역 확대에 맞서 중소·소상공인 등의 이익 기반을 확대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은 4차산업 육성은 물론 대기업들의 영역 확대에 맞서 중소·소상공인 등의 이익 기반을 확대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경제민주화 소신… 중소기업 이익 대변자로
박 후보자는 2013년 법사위원장 시절 징벌적 손해배상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친화적인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정책에 앞장선 인물이다.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도 이 당시 얻었다. 박 후보자는 현직 기자 시절 중소기업계를 오랜 기간 담당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초대 중기중앙회장 임명을 지켜봤고 당시 중기청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 등도 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경력과 의정활동 등을 통해 중소기업 관련 현안에서 박 후보자는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경제학자 출신인 홍종학 장관에 비해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없지 않다. 홍 장관이 뿌린 씨앗을 수확하면서도 4차산업 육성은 물론 대기업들의 영역 확대에 맞서 중소·소상공인 등의 이익 기반을 확대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Queen 4월호)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4월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으며, 이미 임명안을 재가한 진영 행정안전·박양우 문화체육관광·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을 포함해 모두 5명의 신임 장관에 대한 임명장을 이날 오후 수여했다.


[Queen 오수연(자유기고가)] | 사진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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