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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텍 이인근 "자식세대에는 13년 거리투쟁 노동자 없어야"
콜텍 이인근 "자식세대에는 13년 거리투쟁 노동자 없어야"
  • 김원근 기자
  • 승인 2019.04.23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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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기 노사분쟁 사업장인 콜텍 노사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23일 서울 강서구 콜텍 본사 앞에서 열린 교섭 합의 기자회견에서 이인근(앞줄 오른쪽 세번째)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19.4.23
국내 최장기 노사분쟁 사업장인 콜텍 노사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23일 서울 강서구 콜텍 본사 앞에서 열린 교섭 합의 기자회견에서 이인근(앞줄 오른쪽 세번째)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19.4.23

 

13년, 4464일간의 투쟁을 극적으로 마무리한 콜텍 노사는 2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조인식을 열고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 지회장, 임재춘 조합원, 김경봉 조합원 등 3명의 복직에 합의했다.

조인식을 마친 뒤 노동자들은 콜텍 본사 앞으로 이동해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들과 연대 투쟁으로 힘을 실었던 사회·종교 단체들도 함께 했다.

이인근 지회장은 "힘들고 모진 세월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시간동안 가정을, 꿈을, 내 삶을 버려야 했다"면서 "법원이 제대로 판결했다면 2012년 2월에 끝났어야 했지만 7년이 더 걸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긴박한 경영상 사유'로 정리해고가 행해지는 경우는 한 건도 없다. 모두 비싼값에 기업을 팔아먹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더 이상 무분별한 정리해고 이뤄져선 안 된다. 우리 자식세대에서는 13년동안 거리 투쟁하는 노동자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정년을 맞는 김경봉 조합원과 전날까지 42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임재춘 조합원은 감정이 북받친 듯 좀처럼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김씨는 "많은 분들이 13년의 투쟁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고 물어보시는데, 어렵지 않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13년 투쟁 속에 생계를 책임지고 아이들을 돌봐야했다. 식구들이 고통받아야했다"며 울먹였다.

임씨도 "목숨을 살려주셔서 감사하다. 기타밖에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인데, 13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면서 "앞으로는 젊은 사람들이 이런 세상에서 살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마지막 단식이고, 파인텍이 마지막 고공농성이길 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과 함께 투쟁했던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꽃다발을 전달했다. 세 명의 노동자들도 장미꽃 50송이를 준비해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김태현 사회변혁 노동자당 대표는 "4464는 오늘로써 더 이상 카운트되지 않고 멈추겠지만, 저 숫자가 '멈춘 과거'가 되어선 안 된다"면서 "4464는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잔인하고 혹독한지를 보여준 상징이기에,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지혜 노동당 대표도 "이 한 장의 합의서는 그간 정리해고를 당한, 앞으로 정리해고를 당할 노동자들을 살릴 수 있는 종이 한장"이라면서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계기가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구호는 "정리해고 폐지하자"였다. 참가자들은 콜텍이 마지막 투쟁이길 바란다며 정리해고가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Queen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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