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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뽕도가 간다'
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뽕도가 간다'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4.24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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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포토에세이)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인스타그램 갤러리 아이디 'photoly7'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강화도, 2017'

 

지난 일요일 아차산 등산을 갔는데 하산길에 기타 반주에 노래소리가 들려 얼른 가보았다.

가보니 등산객을 위해 어느 기타 동아리가 마련한 공연이었다.

이런 공연을 만나면 반가운 것이 나 역시 야외 공연을 여러 번 해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노래지도자 1년 과정을 2015년에 수료했는데 그 일 년동안 노래강사, 실버 레크리에이션, 라인댄스, 행사 사회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수료 후에는 몇 몇의 동기들이 기타 동아리를 만들어 구청의 후원을 받아 거리에서 공연을 했다.

제일 맥이 빠지는 공연은 출연자가 관객보다 더 많을 때인데 심지어 열 명의 출연자가 칠 팔 명의 관객 앞에서 주어진 한 시간의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 날 아차산의 공연은 주말이라 구경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노래가 끝나도 제대로 박수조차 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유명?한 '아차산 솔 숲 막걸리' 도 한 잔 했겠다 객석에 앉아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며 큰 소리로 노래를 같이 했다.

노래방에서 누군가 노래를 할 때 뒤에서 맛깔나게 템버린이나 손뼉을 쳐서 장단을 맞추면 훨씬 흥이 난다.

거리 공연에서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은 출연자에게 큰 힘이 된다.

한 시간의 공연을 위해 출연자들은 많은 연습을 한다. 무대에 서 봐서 아는데 수 백명 보다 오히려 수 십명 관객 앞에서 더 긴장이 된다.

평생교육원 1년 과정을 수료하면서 얻은 수확이라면 이제 어떤 무대에 서도 긴장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노인정을 찾아가서 기타 반주로 노래봉사 하는 것이 오래된 결심인데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늘 차에 싣고 다니는 기타는 틈만 나면 연습한다.

연습곡 파일에는 포크송, 발라드, 트로트 등 다양한 곡들이 있는데 '백마강' '울어라 열풍아' 는 아르페지오 연주까지 가능하다.

내 예명은 '뽕도'다. 뽕짝의 '뽕', 김도형의 '도'.

전국의 노인정에서 뽕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급기야 뽕도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하는 날이 오고 말리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보는 아침이다.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김도형의 서정적 풍경사진 인스타그램 갤러리 ID: 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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