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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992'
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992'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4.26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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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포토에세이)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대청호, 2019'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대청호, 2019'

 

내년이면 Queen이 창간된지 만 30년이 된다.

서울신문사에서 Queen을 1990년 7월에 창간했는데 나는 그 해 5월에 입사해 그 후로 줄곧 Queen과 함께해 왔다.

많은 기억들이 그 긴 세월속에 묻혀있지만 사진작가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1997년에 한국사진기자협회에서 주최한 보도사진전에서 패션사진으로 금상을 수상했던 일이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는 참 열정적이었다.

그 시절 최고 스타 연예인들의 패션사진을 어떻게 하면 남들이 안하는 방법으로 표현해 낼까하는 고민으로 흑백 네거티브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 종이 인화지 대신 투명한 제판용 리스필름에 인화하고 그것을 스튜디오에서 4*5 대형카메라로 다시 찍어 기존의 사진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스튜디오 촬영을 벗어나 홍대입구 지하철 승강장에서 달려가는 열차 옆에 모델을 배치시켜 속도감 있는 배경의 사진을 찍기도 했고 지금은 난지한강공원으로 바뀐 난지도 한강변 모래더미에서 이국적인 느낌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런 세월을 보내다 밀물처럼 밀려온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한 신문 잡지환경의 위축으로 카메라를 놓고 마케팅 파트에 소속되어 다시 긴 시간이 흘렀는데 2년 전 쯤에 문득 나도 인스타그램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계정을 만들어 핸드폰으로 오다가다 만난 풍경들을 찍어 올렸다.

그렇게 하다보니 점점 '좋아요' 와 팔로워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더 좋은 사진을 올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기야 그 옛날에 찍었던 풍경사진 필름을 찾아 스캔해 올리고 DSLR 카메라를 메고 본격적으로 풍경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를 '풍경택배작가'라 칭한다.
풍경택배작가의 모토는 '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을의 마음에 배달하다.' 이다.

해석이 어려운 추상의 풍경이 아니라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한국의 풍경만 찍어서 올리는데 '댓글은 처음 달지만 사진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사진을 보면 마음이 편해져요.' 라는 댓글들이 이따금 올라온다.

내 사진이 누군가에게 조금의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것 이상의 보람은 없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내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보니 게시물이 992개 이고 팔로워 10.4K, 팔로잉 7394 라고 되어있다.

휴대폰으로 쉽게 찍을 수 있는 일상사진 992개와 풍경사진 992개 와는 차이가 있다. 풍경사진은 반드시 현장에 가야되고 현장에 가서도 작가의 미학과 매치되는 이미지만 파인더에 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한 장의 작품을 얻기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8개만 더 올리면 게시물 1000개가 된다. 맨 처음 올린 사진부터 찬찬히 들여다 보니 그동안 열심히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게시물 2000개를 향해 달려야 한다. 1001번 부터는 사진이 더 나아져야 된다는 걱정이 앞서지만 대구 거주 두 아들의 아빠가 어제 올린 이 댓글에 힘이난다.

"ㅎ ㅎ 이제 작가님 사진 앞에서는 막 경건해지네요.~^^ 이러다 사진 보기 전에 목욕재계 해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ㅎ ㅎ"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김도형의 서정적 풍경사진 인스타그램 갤러리 ID: 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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