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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독접공개/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 아들 차길진의 충격고백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독접공개/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 아들 차길진의 충격고백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5.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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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나는 이현상과 빨치산의 영혼, 평생 끌어안고 산다!"

빨치산 토벌군의 대장으로서 이름을 날렸던 차일혁 총경의 아들 차길진씨(43). 그가 아버지 차총경과 지리산 공비들의 원혼을 달래는 천도제를 지내고, 빨치산 총사령관이었던 이현상과 영혼으로 대화하는 영매(靈媒)초능력자임이 처음 밝혀졌다. 그가 역사 속의 비극적 사건을 평생 끌어안고 살아야했던 운명은?

1990년 12월호 -독접공개/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 아들 차길진의 충격고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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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독접공개/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 아들 차길진의 충격고백2
1990년 12월호 -독접공개/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 아들 차길진의 충격고백2

"자네 아버지도 나를 잘 장례지내 주더니만, 자네 또한 나를 위해 이렇게 등(燈)을 켜주고 기도해주니 고맙기 그지없네. 정말 고마워···"

차길진씨는(43세)는 어느날 홀련히 꿈속에 나타난 빨치산 사령관 이현상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드디어 만나게 되었구나···.

죽은 영혼이 나타나 이야기하는 것인지라 여늬 사람들 같으면 황당한 느낌을 갖게 될 터였지만, 차길진은 아주 침착하게 이현상의 영을 영접했다. 사진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고 음성 또한 생생하게 다가왔다.

차씨는 이현상의 영혼을 만난 후로도 이같은 체험을 몇번 더 거듭했다. 처음에는 이현상 쪽에서 먼저 접근해 왔지만 나중에는 차씨 스스로 이현상을 불러 내곤 했다. 그 만남을 통해 차길진씨는 이현상의 죽음에 관한 미스테리를 확실하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이현상이 "자살했다", "토벌대 총에 맞아죽었다"는 등 얘기가 많지만, 이현상이 차씨에게 밝힌 진실은 "막다른 상황에서 토벌대의 쏱아지는 총탄을 향해 뛰어들어 간접 자살했다"는 것.

죽은 사람의 영혼과 대화를 한다는 것. 과연 그서은 가능한 일일까.

무당이 간혹 사자(死者)의 음성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있지만, 차씨의 경우는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무당처럼 신이 내린 사람이 아닌, 이제 막 불혹의 나이에 들어선 평범한 남자일 뿐이다. 다만 그에게는 일생동안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끈질긴 그림자 하나를 가졌다는 점이 특이할 뿐. 그 그림자는 바로 아버지 차일혁씨의 한(恨)이었다.

10년 동앙 지리산을 답사

차길진씨가 빨치산 토벌대장이었던 아버지 차일혁 총경의 행적을 더듬어 올해 초 「차일혁의 수기」를 펴냈을 때 기자는 그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버지가 거쳐간 족적을 따라 10여년간 지리산을 답사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증언자중 상당수는 토벌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유족이거나 전향한 공비의 가족이었으므로 그는 증언을 듣는 과정에서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수기를 쓴 차총경의 아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그한테서 "나는 빨치산의 원혼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습니다"라는 충격적인 연락을 받았다. 28세의 젊은 나이로 한때 유망기업의 전무까지 지냈던 그는, 현재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월인정사'라는 초라한 포교원에서 포교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포교원의 한 가운데에는 그의 아버지 차일혁 총경의 사진이 향로와 함께 제단 위에 놓여 있었고, 빨치산 희생자들의 천도등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그 중에는 '빨치산 총사령관 이현상 영가'라고 적힌 등도 섞여 있어, 포교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기자는 그가 얼마나 아버지와 빨치산들의 연결 고리에 강하게 매어있는지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지금까지도 나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병이었지요. 그래서 '아버지의 영혼을 가볍게 풀어드려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수년 동안 천도제(죽은 영혼을 극락 세계로 가게하는 의식)를 지낸 결과 이제는 맺혔던 한이 대부분 풀어졌습니다"

차씨는 언제나 그의 뒤에서 목덜미를 잡아 당기는듯 했던 아버지 차총경의 영혼을 이제는 해방시켰다고 말했지만, 그는 요즘도 가끔씩 부친을 위해 불공을 올린다고 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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