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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석세스 스토리/13년만에 맨주먹으로 1백억을 번 사나이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석세스 스토리/13년만에 맨주먹으로 1백억을 번 사나이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5.12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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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세일즈맨 출신, '효성V-스쿨' 사장

김형기

"노대통령에게 물건을 팔아 보라고요? 못 팔 것도 없지요"

외판원 13년만에 사장이 된 김형기씨(38세). 그는 왜 서울시장에게 따귀를 맞았을까? 재산이 백억인데도 열 세 살난 그의 외아들은 왜 신문을 팔며, 왜 그의 가족은 아직도 27평 짜리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을까?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옆도 뒤도 안 보고 오직 과녁(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세일즈왕 김형기씨의 점프 드라마.

1990년 12월호 -석세스 스토리/13년만에 맨주먹으로 1백억을 번 사나이1
1990년 12월호 -석세스 스토리/13년만에 맨주먹으로 1백억을 번 사나이1
1990년 12월호 -석세스 스토리/13년만에 맨주먹으로 1백억을 번 사나이2
1990년 12월호 -석세스 스토리/13년만에 맨주먹으로 1백억을 번 사나이2

그는 왜 아줌마들 앞에서 참던 오줌을 싸 버렸나?

"김형기란 남자, 도대체 누구예요?"

취재를 나갔다가 돌아온 기자에게 맞은편 자리의 P기자가 따지듯 물었다.

"왜요?"

"전화가 왔었는데 자기는 김형기라면서 자길 아느냐고 묻더라구요. 모른다고 그랬더니 12월호 Queen지를 보면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될 거라나요?"

"궁금해요, 그 남자? 그럼 12월호 Queen지를 보세요"

그렇게 말하자 P기자는 별 싱거운 사람 다 보겠다는 듯이 어이없게 웃고는 자기 자리로 가 버렸다. 정말이다, 김형기란 남자는 참 보통 남자는 아니다. 이닌 게 아니라 '웃기는 짜장면' 같은 남자이다.

필름을 7~8년 전으로 돌려 보자. 여기는 청와대 앞 공중전화 박스. 김형기씨가 전화로 서울시장 비서실에 '청와대'임을 밝히자 곧바로 박영수 당시 서울시장과 전화 연결이 되었다.

"여보세요, 청와대에서 있는 미스터 김입니다. 11시11분까지 그쪽으로 제가 가겠습니다"

11시10분30초 시장실로 안내된 김형기씨를 박시장이 정중하게 맞았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예, 저는 브리태니커에서 일하는 세일즈맨 김형기···"

순간 '딱' 소리와 함께 김형기씨의 눈앞에 별이 번쩍번쩍 보였다.

"왜 뺨을 때리십니까, 시장님? 전 분명 아까 청와대 앞에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고, 시간 있을 때 다시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

명함 한 장을 남기고 김형기씨는 쫓겨나가다시피 시장실을 나왔다. 며칠 뒤 박 시장이 전화로 그를 불렀다.

"용기가 대단한 젊은이구먼. 그래 그 책값이 어떻게 되는가?"

그리하여 김형기씨는 박 시장에게 58만원어치의 책을 팔 수 있었다. 그 뿐이랴. 한진 그룹 조중훈 회장한테는 회장 전용 화장실에서 며칠씩 기다리며 인사를 한 끝에 한건 크게 올렸고, 미원 그룹 임대홍 회장 집에선 한밤 중 담을 넘다 방범대원에게 잡혀 소란을 듣고 나온 임 회장으로부터 그 자리에서 4백만원어치의 주문서에 도장을 받아냈다.

"한번은 어느 아파트에서 부인들을 상대로 한참 제품 설명을 하는데 갑자기 소면이 마려운 거에요. 참다 참다 못 참 고 그만 소파에 싸고 말았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면 분위기를 놓칠 것 같았거든요. 다들 혼비백산 도망갔지만 결국은 제 물건을 사고야 말았죠"

박지만씨와 남파 간첩한테는 끝내 물건을 못 팔고 말아···

이밖에도 그는 여러 기업의 경영자들과 고위 공직자들로부터 눈먼 장님, 나이트 클럽 난쟁이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여러분들'에게 자신의 물건을 팔았다. 장례식장에서 상주에게 브리태니커 제품을 팔았는가 하면, 심지어는 같은 세일즈맨에게도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만들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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