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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경주 삼릉의 아침'
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경주 삼릉의 아침'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4.30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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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포토에세이)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경주 삼릉, 2019'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경주 삼릉, 2019'

 

경주 삼릉은 수 천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봄이면 전국의 사진 애호가들로 붐빈다.

능이 세 개라서 삼릉이겠거니 하지 그 능이 누구의 것인지에는 관심이 없고 솟아 오른 아침해가 선사하는 짧은 순간 솔 숲 사이의 빛내림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얼마 전 삼릉에 갔을 때는 밤 새 비에 젖은 능에 아침 햇살이 닿자 김이 피어올라 장관을 이루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을 허겁지겁 찍고 나서야 그 세개의 능이 누구의 것인지 궁금했다.

능 앞에 세워진 입간판을 읽어 보니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제 53대 신덕왕, 그리고 제 54대 경명왕의 무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삼릉이라 불린다고 했다.

입간판에는 재위시절 왕들의 활동을 간단히 적어 놓았다.

서기 154년에서 184년까지 재위한 아달라왕은 백제가 침입하여 백성을 잡아가자 친히 군사를 이끌고 전장에 나아갔으며, 서기 912년 부터 5년간 재위한 신덕왕은 견훤과 궁예의 침입에 맞서 싸움에 진력하였다 한다.

정명왕(재위 917-924)은 신라의 국운이 기울어 가고 있을 때 고려 태조 왕건과 손잡고 견훤의 대야성 공격을 물리쳤다.

나라을 건사하며 밤잠을 설쳤을 왕들의 고단한 삶이 눈 앞에 그려졌다.

여관을 잡기에 어중간한 시간에 도착해 차에서 뒤척이며 밤을 새운 보람이 있던 삼릉의 아침이었다.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김도형의 서정적 풍경사진 인스타그램 갤러리 ID: 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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