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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머슴 자처하며 이장 생활 6년…그래도 행복한 인량마을 이장님
‘인간극장’ 머슴 자처하며 이장 생활 6년…그래도 행복한 인량마을 이장님
  • 이주영 기자
  • 승인 2019.05.03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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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행복한 이장님’ 5부작의 마지막 편이 방송된다.

이번주 ‘인간극장’은 경북 영덕군 창수면 인량1리 인량마을 이장 최병인(55) 씨가 주인공이다. 남보다 많이 가진 것, 남보다 앞서는 것이 미덕이자 자랑이 된 시대에 ‘나’보단 ‘우리’가 잘 사는 것을 꿈이자 행복으로 꼽는 최병인 이장님을 만나러 인량마을로 떠나본다.

경북 영덕군 창수면 인량리에 위치한 인량마을은 지족당과 오봉종택 등의 안동권씨, 충효당과 우계종택 등의 재령이씨 등 8개 성씨의 종실(팔성종실, 八姓宗室)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2종가 8종택이 모여 있어 ‘작은 안동’이라 불리는 유서 깊은 전통 마을이다. 이 마을은 또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과 이색, 나옹화상이 태어난 마을이라고도 한다.

최병인씨는 10년 전, 아내 박수정(50) 씨와 두 아이를 데리고 인량마을의 300년 된 고택, 용암 종택에 살기 시작했다. 잇단 사업 실패 끝에 비어있던 고택을 관리해 주는 조건으로 살기 시작했던 집이다.

# 인량마을 백 점 이장, 병인 씨

고즈넉한 오래된 고택들이 즐비해 있는 경북 영덕 인량마을엔 자타공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이장이란 최병인 씨가 살고 있다. 마을 방송, 비료 배달, 관공서 심부름 등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면 밤, 낮이 따로 없는 병인 씨.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돈데. 이장의 장(張)자는 베풀 장자임을 매일같이 마음에 새기고 마을의 머슴을 자처한다.

6년째 이장으로 연임하는 동안 보여준 한결같은 모습에 늘 ‘우리 이장이 최고’, ‘백 점 이장’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마을 어른들. 이 칭찬 한마디가 병인 씨를 더욱 힘 나게 하고
더욱 열심히 움직이게 만든다.

# 빵 점 남편, 게으른 농부

마을에선 백 점 이장으로 꼽히는 병인 씨지만 아내 박수정(50) 씨에겐 후하게 줘 봤자 40점인 남편. 요즘은 그마저도 깎여 빵점 남편이 되어버렸다. 중장비 사업으로 잘 나가던 병인 씨가 세 번의 부도 끝에 사업에 실패하면서 부부는 두 아이와 함께 어쩔 수 없이 병인 씨의 고향 근처인 인량마을로 내려오게 됐다. 비어있는 고택을 관리해 주는 조건으로 300년 된 용암 종택에 살게 된 지 어느새 10년째다.

여전히 아궁이에 장작을 때서 난방을 해야 하고 온수도 나오지 않아 물을 끓여 써야 하는 오래된 집. 그때 병인 씨는 아내 수정 씨에게 매일 불은 꼭 때준다, 농사일은 시키지 않겠다, 굳게 약속을 했는데…. 마을 일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집안일은 늘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 수정 씨와 했던 굳은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날이 많아진다. 빵점 남편이 된 병인 씨. 잃어버린 점수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 우리 같이 행복 하입시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2 종가 8 종택이 모여 있는 인량마을은 ‘작은 안동’이라고 불릴 만큼 유서 깊은 마을. 이곳에 친인척도 연고도 전혀 없던 병인 씨가 이장까지 하게 된 것은 어려운 시기를 보낸 자신과 가족들에게 보여준 마을 어른들의 따뜻한 정과 넉넉한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서였다.

병인 씨는 요즘 인량마을이 고향인 어르신들 외에 젊은 귀농, 귀향 인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인량마을이 더 잘 화합하고, 더 잘 어울릴 수 있게 만드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집안일을 할 시간도 없이 바쁜 상황에서 청년회장직까지 맡은 것도 그래서다.

오늘 방송되는 ‘인간극장-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행복한 이장님’ 5부에서는 조용하던 고택이 왁자지껄하게 바뀐 풍경이 그려진다. 부부만 살던 고택에 공부를 하고 있는 딸과 마침 해병대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까지 찾아왔기 때문이다. 한적했던 고택이 금세 말소리로 가득하다. 오랜만에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부부, 하지만 병인씨는 여전히 바쁘기만 한데….

남들보다 더 많이 갖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삼는 시대. 함께 잘 살아야 더 행복하고, 함께 행복해야 더 오래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인량마을 최 이장. 최병인 씨의 행복론을 함께 해 보자.

이번주 ‘인간극장-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행복한 이장님’ 편은 연출 손석범, 촬영 민병일, 글 원효진, 취재작가 장수영이 맡았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행복한 이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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