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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꿀 TIP 23-보건 교사에게 듣는 자녀 성교육법
육아 꿀 TIP 23-보건 교사에게 듣는 자녀 성교육법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5.04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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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 보는 아들, 어떻게 하나요?”

 

온갖 자극적이고 왜곡된 성문화가 범람하는 요즘. 자신의 성(性) 그리고 다른 사람의 성의 소중함을 깨닫고 분별력 있는 성인지 감수성을 지닌 아이로 키우는 성교육이 절실해졌다. 문제는 어떻게 부모가 자녀에게 성을 가르칠 것인가에 있다. 20년 넘게 학교에서 십대들의 성교육에 전념해 온 보건 교사 김혜경 선생의 존중 성교육법이라면 어떨까?

 

안녕하세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어제 저녁 식사 후 아이랑 함께 TV를 보는데, 드라마 속 남녀주인공이 성관계를 암시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바람에 둘 다 적잖이 당황한 적이 있어요. 평소 아이가 보는 유튜브나 가요 프로그램, 웹툰, 인터넷 광고 창 속 이미지도 너무 선정적이어서 기회만 되면 아이와 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까 했는데, 저도 모르게 머뭇거리고 말았네요. 자녀 성교육, 꼭 필요할까요? 제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은데 어쩌면 좋죠?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유튜브, 웹툰, 웹소설, 인터넷 등에서 음란물이 범람하고, 위험에 빠뜨리는 유혹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각종 미디어들이 쏟아내는 메시지들은 또 어떤가. 그러나 성은 게임이나 놀이처럼 순간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평생 안전하고 아름답게 누려야 할 것이다. 미디어나 인터넷 세상 속 왜곡된 성이 아니라, 아이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라는 부모에게 사랑받고 존중받으면서 배워야 하는 게 바로 성이라고 김혜경 선생은 강조했다. 지금, 당장 가정 안에서 자녀 성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다.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라는 말이 있어요. 200˚C라는 높은 온도에서부터 터지기 시작하는 팝콘처럼 우리의 뇌는 점점 더 강렬한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자극적인 성을 접하게 되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떨림이나 설렘에 반응하지 않게 돼요. 그 전에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해요. 아이가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고 아름답게 성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요.”
 

가볍게 대화 물꼬를 틀 것

그럼에도 여전히 자녀 성교육에 있어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부모들이 많다. 어린 자녀와 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머뭇거려질 법도 하다. 특히 사춘기 아이에게 말 걸기가 매우 힘들다는 부모를 자주 만난다고 김 선생은 이야기했다. 아이는 부모가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서운하고, 부모는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불안한 상태다. 이때 대중매체는 이들에게 아주 좋은 대화 주제를 던져준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다가, 혹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다가 문득 생각난 듯 대화 물꼬를 터보는 것은 어떨까?

문제가 있어 보이는 장면을 함께 봤을 때는 미루지 말고 무엇이 걱정되는지 솔직하게 말해 보는 게 좋다. 이후 아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물어보고, 대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 첫 시도에 실망하지 말고, 반복해서 시도하다 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그녀는 조언했다.

“만약 아이가 느닷없이 부담스러운 질문을 한다면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떠올랐는지 가볍게 맞받아치기도 하면서요. 다만 대화가 계속 이어지도록 하되, 꼬치꼬치 심문하듯 물어 보지는 마세요. 우선 부모가 책이나 좋은 교육 자료로 충분히 지식을 쌓은 뒤 자신 있게 대화를 시작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인간은 성적인 존재
어린 아이도 다르지 않다

자녀 성교육에 적기는 따로 없다. 인간은 성적인 존재. 아이 역시 항상 성적인 존재로 바라보고 존중하는 게 바로 성교육이다. 며칠 전 한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떤 아빠가 딸한테 뽀뽀 받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봤다는 김혜경 선생. 스킨십을 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녀는 “잘못된 접근이다”고 딱 잘라 말했다.

“아무리 어린 자녀에게라도 ‘아빠가 뽀뽀해도 돼?’라고 묻고 난 뒤 아이가 좋다고 하면 해야 해요. 그래야 아이가 스킨십은 자신의 권한이라고 학습할 수 있지요. 자신이 조금이라도 싫은 것을 거절하는 데 두려움이 없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폭력 예방교육이기도 해요.”

더 나아가 사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남녀의 성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려줄 필요도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대개 열 살 전후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 때가 어른들의 이야기에 별로 거부감이 없고, 제법 말귀를 알아듣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이 소중하고, 자기 느낌이 중요하며,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것만큼 상대방도 똑같이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게 자녀 성교육의 목표라는 점 명심하세요.”


 

 

(엄마들은 궁금해)
독자가 묻고 전문가가 답한다

Q 야동 보는 아들, 용납해야 하나요?
A
자녀가 야동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가급적 빨리 개입해야 해요. 부부가 함께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말을 건네는 게 좋습니다. 다만 아이를 수치스럽게 만들면 안 돼요. 어린 시절 겪은 자신의 몸과 관련된 강력한 수치심은 아이에게 선명하게 각인돼 성인이 된 후에도 무의식 속에서 큰 영향을 끼칩니다. 야동 속의 성은 현실의 성과 많이 달라요. 가장 중요한 상대방의 존중과 배려, 사랑이 빠져 있으며, 생명이나 책임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요. 왜곡된 성을 통해 성충동을 느끼고, 성충동을 해소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현실의 성에 뇌와 몸이 반응하지 않게 돼요. 부모로서 사랑하는 아이들이 다시는 이런 왜곡된 성을 접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그 온상인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을 적절히 통제할 것을 권합니다. 이때 아이들과 함께 의논해 방법을 찾는 게 좋아요. 또한 아이가 방과 후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친구 부모님과 연대해 대처하는 처세도 필요합니다.

Q 연애한다는 아이, 그냥 둬도 될까요?
A
아이들은 미디어에서 학습한 대로 연애합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이성교제의 단점에 대해 물었더니 ‘이성 친구에게 관심을 많이 줘야 한다’, ‘집착과 상처가 생긴다’, ‘공부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스킨십을 해야 한다’, ‘싫어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어요. 그러니 자녀의 이성교제를 모른 척해서는 안 되겠지요. 아이에게 연애의 어떤 점이 좋은 건지, 불편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는지, 만약 상대방이 부적절한 요구를 계속해 오면 어떻게 할 건지 등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고 표현하게 하세요. 부모로서 아이의 이성교제에 관해 갖는 기대와 걱정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담아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평소 가족끼리 애정 표현을 자주 하는 것이 아이를 육체적인 사랑에 굶주리지 않게 하는데요. 부모의 존중을 담은 포옹은 신체적인 안정감을 주므로 이성 친구에 대한 육체적인 욕구를 줄일 수 있게 할 거예요. 이성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너는 참으로 소중한 아이야’, ‘너를 사랑하고 믿는다’고 말해주세요.

Q 너무 선정적인 뮤직비디오, 광고, 영화, 드라마들…. 아이들이 계속 보게 해도 괜찮을까요?
A
성 개념과 도덕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도덕적으로 무감각한 미디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자신도 모르게 이런 행동을 정당화하는 의식이 자리 잡게 됩니다. 남성 또는 여성을 학대하고, 성을 상품화 하는 것에 대해 누구나 그러는 것처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까닭이지요. 대중매체는 성의 본질인 생명과 책임, 헌신적인 사랑은 보여주지 않고, 오직 쾌락으로서의 성만 노출해 호기심을 일으킴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 합니다. 다수의 랩이나 노래 가사는 깜짝 놀랄 만큼 저속합니다. 아이들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그냥 따라 불러요. 그러는 사이 무의식 속에 이런 메시지들이 각인되는 거예요. 무슨 뜻인지 알게 되면 더 이상 그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뮤직비디오, 드라마, 영화, 예능, 광고 등 대중매체로부터 성적인 표현을 접했을 경우, 비판적 태도를 가지고 그 의미와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충분한 여과 과정을 거쳐 수용할 수 있게끔 미디어 식별 능력을 키워주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Queen DB] [도움말 김혜경 보건 교사] [참고 도서 <그러니까, 존중 성교육>(김혜경 지음, 성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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