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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다시 갈비뼈가 보이다'
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다시 갈비뼈가 보이다'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5.0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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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포토에세이(인스타그램 : photoly7)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거제도,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과거 내가 다니던 신문사에서 사원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헬스클럽 비용을 지원한 일이 있다.

점심시간 전후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운동을 시작하면서 런닝머신에서 30분은 반드시 뛰었다.

박찬호가 LA다저스에서 활약하던 시기여서 박선수의 경기를 티비로 보면서 운동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운동하기를 3개월 정도 했을 때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나날이 얼굴이 작아?지고 팔 다리가 가늘어 졌으며 급기야 뱃살까지 사라져 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 여세를 몰아 거의 매일 열심히 했더니 재미나는 에피소드도 생겼다.

어느 날 취재 현장에 갔더니 타사의 한 선배가 나를 보고 "요즘 네가 아프다는 소문이 있더니 소문대로 깡 말랐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 에피소드가 있었던 시점 이후로 다소 게을러 져서 헬스클럽 가는 날이 줄어들다가 어느 새 운동을 그만 두어 버렸는데 신기하게도 살이 빠지는 순서와 속도에 비례해 찌기 시작하여 순식간에 예전의 뱃살 넉넉한 아저씨의 풍모로 다시 돌아가 버렸다.

그 이후로 다시 운동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만 간절했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가 집 근처 월드컵 공원에서 마라톤 클럽 회원 모집 광고를 보고 별 망설임 없이 가입했다.

처음부터 선수들 처럼 뛸 수가 없어서 몇 번 가볍게 뛰다가 어느 날 A그룹 회원들이 달리는 코스를 겁도 없이 따라 붙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제법 빠른 속도로 장거리를 달리는데 별로 숨이 차지 않았다.

이런 나를 보고 서브쓰리(마라톤 풀코스 세 시간 이내의 기록) 경력을 가진 베테랑 회원이 어디서 좀 뛰어 봤냐고 물어서 헬스클럽 런닝머신에서 뛰어 본 것이 전부라고 했더니 자질이 있으니 열심히 해보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역시 헬스클럽에서 경험한 것처럼 마라톤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풍성했던 뱃살이 온데 간데 없어졌고 여자 회원들이 내게 말했던 표현처럼 어느새 나는 '뛰는 몸매'의 소유자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하던 마라톤도 회사에서 영업 관련 업무를 맡게 된 이후로 결국 그만두고 말았다.

역시 지난 번 헬스클럽을 그만 둘 때 처럼 몸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몇 달 전부터 나는 나름 획기적이라고 생각하는 나만의 운동방식으로 다시 뱃살을 줄여가고 있다.

운동방식이라 해봐야 지극히 간단하다.

가슴 높이 만한 곳에 책을 놓고 읽으면서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것이다.

제자리 뛰기가 얼마나 운동이 될까 싶었지만 두 어달 지난 지금 실제로 가슴 근육 아래로 갈비뼈가 드러나고 있다.

이 방법이 효과적인 것은 관심있는 책에 집중하며 뛰는 것이라 삼십 분 정도의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는 것이다.

평지를 달릴 때의 삼십 분은 아무것도 안할 때의 세시간과 맞먹을 정도로 더디게 간다.

뛰면서 글자가 보이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살살 뛰며 읽는 것이기에 독서에 무리가 없다.

만보기에 만 보가 찍히지 않으면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운동도 해 보았지만 내 경험으로 보면 만 보를 걸었다고 해서 살은 유의미 하게 빠지지 않고 땀이 등에 적당히 배이게 뛰어야만 눈에 띄게 빠진다.

세 번째 치루는 뱃살과의 전쟁에서 이 번에는 내가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샘솟는 아침이다.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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