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아카시아 언덕'
풍경택배작가 포토에세이 '아카시아 언덕'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5.16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포토에세이(인스타그램 : photoly7)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인스타그램: photoly7)

 

지방 출장을 다니다 보면 가끔 고향마을을 지날 때가 있다.

지난 초 봄 이른 아침의 출장길에 통영방향으로 고속도로를 운전해 가면서 만난 고향마을은 언제 봐도 아름다운 자태의 거류산 자락에서 안개에 싸여 있었다.

거류산에는 소년 시절의 내 추억들이 곳곳에 묻어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산에는 진달래가 피었는데 진달래가 빨리 지고 아카시아 꽃이 피기를 기다렸다.

아카시아 꽃이 피면 산 언덕으로 봄소풍을 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오리 정도 되는 길을 따라 산으로 오르면 언덕이 나오는데 보물찾기와 장기자랑 등이 무르 익으면 도시락을 든 엄마들이 속속 도착한다.

엄마가 싸온 도시락에는 김밥과 사이다, 삶은 계란, 과자, 그리고 담배가 들어 있었다.

그 즐거운 소풍날에 딱 한가지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엄마가 가지고 온 담배를 선생님께 전하는 것이었다.

그 때는 왜 그렇게 선생님이 어려웠던지 선생님이 잔디에 앉아 계시면 주뼜주뼜 다가가 선생님 발치에 담배를 던지듯 놓고 도망치듯 달려왔다.

소풍을 가던 그 시절 이후로 지금까지 거류산에는 아카시아 꽃이 사십 번이 넘게 피었다 졌다.

그 긴 시간이 언제 그렇게 흘러갔나.

조금 있으면 그 언덕에 맛난 산딸기가 지천으로 열릴텐데...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