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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64년간 세계무용계를 주도해 온 현대무용의 산 역사/마사 그레이엄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64년간 세계무용계를 주도해 온 현대무용의 산 역사/마사 그레이엄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6.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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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춤은 육체의 감춰진 언어"

1990년 12월호 -64년간 세계무용계를 주도해 온 현대무용의 산 역사/마사 그레이엄
1990년 12월호 -64년간 세계무용계를 주도해 온 현대무용의 산 역사/마사 그레이엄

 

현대무용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마사 그레이엄(97)이 50여명으로 이루어진 무용단을 이끌고 내한, 그녀의 대표작인 '달의 유혹' '헤로디아드' '밤의 영창'등 8편의 무대공연을 보이고 돌아갔다. 20세기 위대한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내한공연을 통해 큰 감동을 선사했던 마사 그레이엄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취재했다. 

마사 그레이엄(97)이 20세기 예술에 끼친 영향은 흔히 미술의 피카소나 음악의 스트라빈스키가 이룩한 업적에 비교되곤 한다. 16세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 1926년 뉴욕에서 첫 무용발표회를 가진 그레이엄은 "너무 달콤한 향수 속에 안주하고 있는 전통적인 무용수법에서 탈피하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말하며, 고전 발레에 대한 반기를 들고 새로운 무용을 선보였다. 

당시 발표회를 통해 그녀는 기존의 무용화(슈즈)를 벗어 버리고 맨발로 무대에 등장해 관중을 놀라게 했으며, 고전발레의 오랜 관습이었던 주름장식 무용복, 일정한 체위와 도약법 등을 과감히 버리고 무용기법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덧붙여서 그녀는 힌데미트 토폴란드 같은 전위 작곡가의 음악과 심리학에 바탕을 둔 무의식의 표출방식을 무용동작에 적용하는 등 현대무용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 

지금가지 64년간 현역무용가로 활약하는 그녀는 현대무용의 산 증인이자, 현대무용가로서 그녀에게 뭔가 배우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 통용될 만큼 세계 무용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모던 발레의 선구자로 꼽히는 머스 커닝햄을 비롯, 폴 테일러, 튈라 타프, 안난 스콜로우, 마크 라이더, 유리코 등 세계적인 무용가들이 그녀를 통해 배출되었으며 마고트 폰테인, 루돌프 누레예프,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등 무용계의 거장들이 그녀의 공연에 자주 참가했다. 

인간의 내면언어 춤으로 형상화 노력

마사 그레이엄은 1893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신경정신과 의사의 딸로 태어났다. 어린시절에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후 16세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1926년 뉴욕에서의 무용발표회를 통해 일약 현대무용의 대표적 인물로 부각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지배해온 원리를 어린시절 아버지를 통해 배웠다고 한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현미경으로 물을 보여 주었어요. 그건 아주 깨끗한 물이었지만 현미경을 통해 자세히 보니 뭔가 부단히 꿈틀거리는게 보였어요. 아버지는 그때 제게 '표면 밑에 있는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녀의 아버지는 인간에게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근육 움직임에 의해 인간 행동의 거짓과 진실 여부를 구별할 수 있는 논리를 확립한 의사였다. 그녀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무용가가 된 후 심리학의 원리를 자신의 무용기술을 개발하는데 이용했다. 그녀는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를 춤을 통해 형상화시키고자 했다. 

프랑스의 극작가 장 콕토가 그녀를 두고 '발레의 피카소'라고 부른 것도 그녀의 춤이 인간 내면의 감춰진 정서를 드러내는 작업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였다. 그녀는 '발레는 육체의 감춰진 언어'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나는 내심의 풍경을 내보이려고 애쓴다"는 말로 자신의 무용행위를 설명하곤 했다.

80세 이후에만 30여편 작품활동

그녀는 인간행위의 공통분모를 '심장그래프'로 나타내는 운동신경기억론을 창안했으며, 인간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활력과 침체를 '수축과 이완'이라는 무용이론으로 확립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론들은 현대무용의 고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레이엄은 긴 생애동안 1백79편의 무용작품을 안무했다. 인디언들의 종교의식에서 영향을 받아 만든 '밤의 영창' '봄의 제전'을 비롯해, 심리학자 융(K. Jung)의 집단무의식을 기초로 만든 '밤의 여행', 그리고 미국의 역사를 춤으로 표현한 '미국의 기록'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1969년 75세의 나이로 무대를 떠난 뒤 한때 병마에 시달리며 고독과 좌절에 빠지기도 했던 그레이엄은 현재 예술부단장을 맡고 있는 프로타스(43)를 만나 작품활돌을 재개, 80세 이후에만 30여편의 작품을 안무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9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무용단을 이끌고 내한, 3일간의 공연(11월 7일~9일, 세종문화회관)을 마치고 돌아간 마사 그레이엄은 공연전 기자회견을 통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름답게 사는 길"이라고 말하며 죽는 날까지 무용 현장에 있겠다는 치열한 무용가 정신을 보였다.

"절대적인 것은 지금 뿐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라고 예술관을 피력한 그레이머은 항상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그녀의 신념으로 인해 세계인의 기억에 '영원한 젊은 예술가의 형상'으로 남아 있다.Q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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