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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택배작가 김도형 에세이 ''함께' 라는 단어'
풍경택배작가 김도형 에세이 ''함께' 라는 단어'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5.31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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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 에세이]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창원, 2019'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창원, 2019'

 

얼마 전 사십이 되어 가는 조카 결혼식을 보러 창원에 갔다가 예식까지 시간이 남아 창원 인근의 시골 마을을 느긋하게 다니며 찍을거리를 찾고 있는데 꽤 넓은 저수지에 두 마리의 오리가 있는 모습을 망원렌즈로 당겨 찍었다.

오토포커스로 맞춘 초점이 둑에 맞고 오리들은 아웃포커스 되어 못쓰는 사진이라 여기고 삭제를 하려다가 사진을 키워 보니 오히려 오리들에 초점이 맞은 것보다 더 분위기 있는 사진이 되었다.

그 넓은 저수지에 단 두 마리의 오리가 함께 있던 모습에 문득 '항꾼에' 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항꾼에'는 경남이나 전남지방에서 쓰는 '함께' 의 방언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시절 등교길에 나를 보고 어머니는 늘 '동무들과 항꾼에 가라' 라고 하시던 모습이 기억의 한토막으로 남아있다.

'함께' 를 검색 해보니 어휘 사전에는 '한꺼번에 같이. 또는 서로 더불어.' 라고 풀이되어 있었고 '함께 여는 미래', '함께 떠나는 여행', '함께 하기 좋은 맛집', '너와 함께 여서 아름다운 시간' 등의 문장들이 있었다.

무심코 썼던 '함께' 라는 단어, 의미를 곱씹어 볼수록 참 아름다운 단어다.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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