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인 한국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사진]
필름 카메라 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넘어오던 그 즈음에 디지털 카메라를 한 대 사서 대관령 양떼목장 으로 촬영을 갔다.
드 넓은 초원에 털복숭이 양떼들이 거니는 장면을 몇 장 찍고 능선을 따라 걷는데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었다.
피아노는 방이나 거실에 놓여야 마땅한데 그런 높은 산의 능선에 피아노가 있는 것이 신기해서 사진으로 담았다.
누군지 모르지만 산등성이에 피아노를 놓을 생각을 한 사람의 감성이 놀라웠다.
해가 져 가고 있던 시각이라 관광객 한 명 없던 초원에 앉아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피아노 소나타의 선율이 산정에 울려 퍼지는 듯 하였다.
그 피아노는 내가 사진을 찍고 나서 얼마 후 치워졌다.
대관령 양떼목장에 건의라도 하고 싶다.
피아노를 다시 그 자리에 올려 놓으라고.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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