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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작가의 싱글 생각 '명상 후…혼자라서 썩 괜찮아진 나날들'
곽정은 작가의 싱글 생각 '명상 후…혼자라서 썩 괜찮아진 나날들'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6.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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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작가의 싱글 생각
곽정은 작가의 싱글 생각

‘곽정은’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유명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피처 에디터 출신부터 에세이 작가, 방송인, 강사까지. 그녀를 소개하는 타이틀은 꽤 많다.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곽 작가는 인생에 대한 학구열을 활활 불태우고 있다. 오롯이 혼자인 시간은 어마어마한 에너지 충전 타임이 된다. 특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때 명상을 접한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잔잔한 파도 위에 놓인 곽정은이라는 배는 전보다 훨씬 견고해져 있었다.(Queen 4월호)  

“혼자라서 가장 좋은 점이요? 너무 많은걸요!”

세상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혼자 있을 때 배터리를 채울 수 있는 사람과, 여러 사람과 이야기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사람. 곽정은 작가는 철저히 전자에 속한다. 자신이 제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에 홀로 있는 것. 그게 자신이 방전된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라고 그녀는 이야기했다. 그러니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물론 때때로 사무치게 외로울 때도 있을 터. 요즘 많은 여자들이 ‘혼자가 좋은데 혼자라서 싫다’ 류의 책 제목에 끌리고, 여성 아이돌 그룹 있지의 ‘달라달라’라는 유명 노래 가사에 공감이 간다고 이야기한다. 그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방송 일을 하고 수백 명 앞에서 강연하는 그녀도 일을 마친 뒤 집에 돌아가면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기분이 자주 든다고 고백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무엇일까?’ 결론은 자립과 자신을 지지해주는 커뮤니티였다. 모두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거나 공부, 혹은 일적으로 성장해 그 안에 누군가를 계속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제겐 두 가치가 매우 중요해요." 
 
연애를 행복하려고 한다고요?

곽정은 작가 "혼자라서 꽤 괜찮은 나날들"
곽정은 작가 "혼자라서 꽤 괜찮은 나날들"

30대 초반 이혼이 계획에 없었듯, 앞으로 결혼도 계획에 없다는 곽정은 작가.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해요.”

“지금 저라는 배가 너무 탄탄하기에 누군가의 배에 옮겨 탈 생각은 없다”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다. 더 나아가 그녀는 이제 연애도 싫어졌다고 선언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무엇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을까?

최근 <연애의 참견>에서 맹활약 중인 연애 전문가답게 그녀 또한 연애에 몰입하며 지난 30대를 보냈다. 당시 자신의 불안한 요소를 파고드는 남성들과의 만남은 그녀를 인간적으로 성장시키는 또 하나의 큰 축이었다. 다수의 실패를 성장의 도구로 삼아 자존감을 높여갔음은 물론이다. 이에 그녀는 방송에서 여러 사연을 접할 때면 ‘자신을 아꼈다면 애초 저런 상황을 끊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안타까움이 든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연애를 꼭 행복해지려고 해야 하나?’라는 문제를 제기한 곽정은 작가.

“대개 사람들이 연애를 행복해지려고 하더라고요. 근데 결국 불행해져요. 목표를 잃어버린 거지요. 그리곤 사랑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이었느냐며 미로 속에 빠져요. 그런데 사랑은,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도 있고, 도리어 힘들게 할 수도 있어요. 그 안에서 자신을 알아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자, 이렇게 지향점을 다시 세우면 사랑으로 불행이 생겼을 때 미궁에서 바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자신이 성장했다면 딱 거기까지가 마침표인 거예요.”

이것이야말로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고차원적인 이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도 헷갈릴 때가 있었어요. 왜 없었겠어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그런 나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노력하겠다는 긍정적인 마음. 자존감은 기본적으로 자각의 문제예요. 자신의 어떠한 선택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거기서 무엇인가를 배우겠다는, 인생에 대한 강한 학구열이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명상

살다 보면 미궁에 빠지는 일이 비단 연애뿐이겠는가. 누구나 자신의 생활이 완벽하길 바라고, 관계도 원하는 대로 흘러가길 꿈꾼다. 여기서 뭔가 삐걱거리는 순간, 이를 풀어가는 데 한 번쯤 한계를 맞닥뜨리게 마련이다. 곽 작가에겐 방송 <마녀사냥>이 끝난 뒤 거센 폭풍이 밀려왔다. 그녀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 기자로서 취재하며 깨우친 지혜들로도 도저히 책임질 수 없는 인생의 큰 고난이었다. 정말 답을 내놓을 수 없을 때, 그녀는 인도로 떠났다. 마음에 대한 공부, 명상을 배우기 위해서다.

“내가 찾고 싶던 진짜 나를 만나게 된 귀중한 기회였어요. 내 안의 현명한 나와 그 현명한 나를 주관해오던 또 다른 깊은 내가 만나 비로소 합일이 됐다고 할까요. 세상을 보는 눈이 더욱 명료해지고, 지식을 통합적으로 조직할 수도 있게 됐지요.”

<마녀사냥> 방송 당시 다소 긴장돼 있었던 것과 달리 <연애의 참견> 속 그녀는 상당히 편안해 보이는 것도 바로 명상덕분일 것이다.
“예전에는 힘들 때 ‘힘들다, 힘들어!’ 비명만 질렀다면 이제는 ‘힘들구나’라고 알아차리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판단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빠진 게 무엇인지도 알게 된 그녀는 현재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이라는 퍼즐 속 비운 곳을 채우기엔 공부만한 것이 없기도 하다. 향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굉장히 명확해졌다는 곽 작가. 일단 그녀는 옥수동에 ‘프라이빗 북살롱’을 표방한 헤르츠라는 자기만의 공간을 꾸렸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모임부터 낭독회 등 책 관련 행사, 또 그녀가 직접 읽은 책에 대해 강연하는 토크쇼, 명상 프로그램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녀 인생을 모두 집합해 놓은 플레이스라고도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잡지 기자로서 하던 일을 안 하다 보니 갈증이 생기더군요. 헤르츠를 잡지 기자로서 하던 일을 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어요.”

더욱이 불혹의 나이를 맞아 무엇인가 자기만의 삶을 완성해간다는 느낌이 강했던 곽 작가. 헤르츠 한편에는 근래 출간된 저서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비롯해 오늘날 그녀를 갈고 닦아온 인생 책들이 자리해 있었다.

“오늘도 부단히 제가 벌여 놓은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또 어떤 퍼즐을 맞춰야 할지도 보이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방송 일이든 책을 쓰는 일이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촬영 협조 헤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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