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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기동리 삼거리의 벽화'
김도형의 풍경 '기동리 삼거리의 벽화'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6.11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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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암태도, 2019'
김도형의 풍경 '암태도, 2019'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가 지난 봄에 개통되었다.

다리 이름이 천사대교인 것은 신안군 섬의 갯수가 1004개 여서 이다.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가 한반도의 땅끝에 인접한 신안까지 가서 찍은 섬사진들을 보고 나도 언젠가 한 번 거기서 촬영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섬을 잇는 다리도 개통되고 해서 지난 주 출장길에 다녀왔다.

천사대교 구간이 끝나고 십여 분 암태면 방면으로 가다가 만난 기동리 삼거리의 어느 집 담벼락에 노부부 그림이 그려져 있어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었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이라 얼른 벽화 사진을 찍고 목적지인 자은도 분계해변으로 달려갔다.

석양에 물든 바다와 미인송이라 이름 붙여진 멋진 소나무 사진을 담고 하루를 마감했다.

다음날 새벽 네시경 먼동이 터 올 무렵부터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등 신안 중부권의 섬들을 돌면서 많은 작품을 건지고 서울로 돌아왔다.

외장하드로 옮긴 수 천 커트의 사진중에 배병우 작가풍의 소나무 사진, 마이클 케나풍의 장노출 바다사진등 쓸만한 사진들이 많았지만 왠일인지 기동리 노부부 벽화사진을 맨 먼저 올렸는데 내가 인스타그램을 이 년 남짓 해오는 동안 이 사진처럼 폭발적인 반응의 사진이 없었다.

평소 내 사진에 달리는 '좋아요' 갯수는 보통 200개 정도인데 이 사진은 올리고 한 나절도 채 안돼 1000개에 육박했다.

'여기 어디인가요? 너무 좋아요., '와! 아이디어가 대박이네요.' ,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이네요.', '할머니 할아버지 너무 귀여우세요' 등의 댓글도 40개 가까이 달렸다.

뜻밖의 반응에 문득 이 벽화가 탄생한 배경이 궁금해졌다.

벽화 스토리를 알아볼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암태도 기동리 맛집을 검색해서 한 식당에 전화를 걸었는데 신안군청에서 조성한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내친김에 신안군에 연락하니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신안군 도서개발과 기혁 도시재생팀장은 천사대교가 막바지 공사 중일 때 신안 중부권 도서를 둘러 보던 중 동백꽃이 피어있는 기동삼거리의 한 집을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보고 동백나무와 어울리는 그림을 벽에 그려 볼거리를 제공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박우량 신안군수에게 보고 했는데 좋은 아이디어니 진행하라는 허락을 받았다.

기 팀장은 마침 서울에서 활동하다 고향에 내려와 있던 김지안 화가에게 소녀나 아기그림을 그려줄 것을 부탁했는데 김화가는 왠일인지 경로당에서 살다시피 했다.

김화가는 그 자리의 그림은 그 집에 살고있는 할머니가 제격이라 생각하고 한사코 마다하는 할머니를 설득하려고 경로당을 출 퇴근 하다시피 한 것이었다.

그렇게 어렵게 할머니의 허락을 받고 그림을 그리던 중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할머니의 남편인 할아버지가 군청에 전화해 이왕이면 내 그림도 그려달라고 민원?을 넣어서 신안군은 제주도 까지 가서 할머니 동백과 어울리는 나무를 사와 나란히 심고 할아버지 그림까지 그렸다는 것이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사진이 거의 처음 반향을 불러온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며 기 팀장에게 물어보니 이 벽화는 이미 신문과 방송에 까지 보도되고 어느덧 SNS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한다.

감성을 부르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군 홍보에 큰 보탬이 되는 좋은 사례이다.

기동삼거리는 차량 통행이 많은데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을때 안전을 위해 좌우를 잘 살피는 것이 필요할 듯 했다.

다정한 손석심 할머니와 문병일 할아버지!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글 사진: 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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