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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애도 물결...여성단체 일제히 '1세대 여성운동가' 추모
이희호 여사 애도 물결...여성단체 일제히 '1세대 여성운동가' 추모
  • 최수연 기자
  • 승인 2019.06.1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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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애도 물결...여성단체 일제히  '1세대 여성운동가' 추모
이희호 여사 애도 물결...여성단체 일제히 '1세대 여성운동가' 추모

이희호 여사 빈소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6·10 민주항쟁 32주년 당일 밤 늦게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향년 97세로 소천(召天)했다. 11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마포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1세대 여성운동가를 애도하고 기리기 위한 사회단체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희호 여사는 그동안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가 병세가 악화돼 전날 밤 11시37분 끝내 눈을 감았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병원 복도에는 공식 조문시간보다 3시간 빠른 11일 오전 11시쯤부터 정관계 인사들과 취재진으로 붐볐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정당의 대표도 흰 국화로 애도의 뜻을 더했다.

여성문제연구원을 설립해 남녀차별 철폐운동을 주도한 이 여사는 권력을 거부한 독립적인 퍼스트레이디로도 유명했다. 1950년대 당시에는 드물게 미국 유학을 다녀온 여성운동가 출신으로 생전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동지이자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날 빈소에는 이 여사의 민주화 족적을 기리기 위해 전국에서 올라온 여성들의 추모물결이 이어졌다. 천안에서 올라왔다는 최모씨(60·여)는 "처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라고만 생각했으나, 여성의 사회진출과 권익 신장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지지하게 됐다"라며 "여성운동계의 큰 별이 졌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라며 말 끝을 흐렸다.

충혈된 눈으로 빈소를 찾은 여성운동활동가 손민씨(30·여)는 "페미니즘운동 역시 이 여사가 평생을 힘써온 민주화운동과 본질이 같다"라며 "비보를 듣고 부산에서 동료 활동가들과 첫차를 타고 급히 올라왔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울러 이 여사의 모교인 이화여자대학교의 김혜숙 총장, 허라금 한국여성연구원장 등도 빈소를 방문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대한여자기독교청년회(YWCA) 등 여성단체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1세대 여성운동가'를 추모했다.

오후 2시께 법륜 스님,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을 포함한 종교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고 조문을 마친 뒤 침통한 표정으로 떠났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스님)은 "이 여사는 모든 종교의 공통적 가치인 '사랑'과 '배려'로 장애인, 여성의 인권운동에 앞장섰다"며 "격동의 세월 속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한편 오는 14일 오전 6시부터 발인형식 없이 운구절차에 들어간다. 이후 오전 7시에 신촌 창천감리교회에서 장례예배 후 동교동 사저를 거쳐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곁에 안장된다.

[Queen 최수연기자] 사진 양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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