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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돗물' 학교급식 큰 불편 …"국은 언제 먹을 수 있나요?"
'붉은 수돗물' 학교급식 큰 불편 …"국은 언제 먹을 수 있나요?"
  • 김원근 기자
  • 승인 2019.06.17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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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인천 서구 가정동의 한 초등학교 식당에서 근로자들이 생수를 이용해 밥을 짓고 있다.
17일 오전 인천 서구 가정동의 한 초등학교 식당에서 근로자들이 생수를 이용해 밥을 짓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사태가 19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각급 학교에서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한국수자원공사에서 5톤짜리 급수차가 지원된 서구 가정동의 한 학교에서는 급수차가 지원되기 전에는 설거지를 제대로 할 수 없어 학교 아이들에게 채소 및 고기반찬을 내놓을 수 없었다. 대신 마른반찬이나 오븐에서 요리할 수 있는 튀김종류 등을 아이들 급식으로 공급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수자원공사에서 지원되는 물로 밥을 지을 때는 사용하지 않았다. 단지 학교 주방을 청소하거나 설거지 등에만 사용했다.

인천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 학교는 생수를 이용해 밥을 짓고 있다. 학교에서 식사하는 인원은 초등학생 1220명, 병설 유치원생 100명, 교직원 100명까지 총 1420여명이다. A영양사는 "총 1420여명이 먹는 밥을 짓기 위해선 총 120리터(2리터 생수 60개)의 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전 11시 30분이 되자 아이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학교 식당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식판에는 빵과 소세지 볶음, 김치, 빵 등이 담겨 있었다. 식당에선 물 공급을 하지 않았고, 아이들은 교실에서 들고 온 생수통을 이용해 물을 마시며, 식사를 했다. 학교 급수장 싱크대에는 물이 계속 틀어져 있었다. 이를 두고 학교관계자는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을 틀어 놓는다"고 했다.

물이 나오는 학교 급수대 필터는 아직도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한 조리원은 "급식을 할 때 아이들이 '국은 언제 먹을 수 있나요'라고 물어볼 때 마음이 아프다"며 "붉은 수돗물이 이제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에 따르면 적수사태는 지난달 30일 발생했다. 풍납취수장이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하자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대규모 단수사태를 막기 위해 팔당취수장의 물을 대신 공급하는 ‘수계전환’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수압이 일시적으로 급상승, 수도관에 붙어있던 망간·녹 등 이물질이 떨어졌고 각 가정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현재 인천 서구·영종·강화 지역 166개교(유치원 포함) 중 90%인 151개교가 정상급식에 차질을 빚고 있다. 135개교는 생수 등으로 조리하거나 급식을 외부위탁하고 있고 16개교는 급식을 아예 중단했다.

이번 적수사태로 지난 16일 기준 서구 1만4521건, 영종 1100건, 강화 81건 등 총 1만5702건의 적수신고가 접수됐으며 수질검사는 1100여건 실시됐다. 또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민원도 100여건에 달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상수도본부는 적수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 안이하게 대응했다. 평상시 ‘수계전환’ 또는 단수 때 발생하는 적수현상이 보통 일주일이면 안정화된다는 경험에만 의존한 결과다. 또 적수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이 나왔다는 점을 강조하다 주민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지금도 인천 피해지역 맘 까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제보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 완정사거리 공원에선 참다못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인천시와 상수도사업본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편 지난 7일 구성된 정부 원인조사단의 조사결과는 18일 발표된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국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수자원공사, 전문가 등 18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그동안 인천 적수사태 원인과 피해 등을 조사해 왔다.

 

[Queen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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