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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당구여제 스롱 피아비, “당구로 이룬 꿈, 이젠 캄보디아 아이들 위해”
[인간극장] 당구여제 스롱 피아비, “당구로 이룬 꿈, 이젠 캄보디아 아이들 위해”
  • 이주영 기자
  • 승인 2019.06.21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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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KBS 인간극장

오늘(21일)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 5부작 ‘피아비의 꿈’ 마지막 편이 방송된다.

이번 ‘피아비의 꿈’ 편에서는 혜성처럼 등장해 당구계를 휩쓴 여인 스롱 피아비(30)의 이야기를 담는다. 2010년 남편 김만식(58)씨와 국제결혼으로 한국으로 시집 왔다가 순식간에 당구 여제가 된 캄보디아 출신의 피아비. ‘인간극장’에서 만나본다.

# 캄보디아 댁, 당구 여제가 되다!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해 당구계를 휩쓴 한 여인이 있다. 한국으로 시집 왔다가 당구선수가 되었다는 캄보디아 출신의 스롱 피아비(30)다!

피아비는 2010년, 남편 김만식(58) 씨와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왔다. 신혼 초, 낯선 타국땅에서 외로워하던 피아비, 그런 아내가 안쓰러웠던 만식 씨는 "취미라도 만들어주자" 당구장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아내의 놀라운 재능을 발견했다.

큐 잡는 폼부터 예사롭지 않던 피아비. 빠르게 경기 방식을 익히더니 어려운 당구 기술까지 척척 해냈단다. 아내의 재능을 알아본 만식 씨, "당신은 당구만 잘 쳐!" 하며 외조에 돌입했고 피아비는 본격적으로 당구를 시작했다.

처음 연습을 시작했을 때는 매일 반복되는 강행군에 수저도 들지 못했었다. 힘들어 울면서도 끝내 큐만은 놓지 않은 그녀, 선수 등록 1년 반 만에
국내 여자당구 랭킹 1위, 세계 여자당구 랭킹 3위에 올랐다.

이제는 "당구 좀 친다" 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 피아비는 방송 출연은 물론 길거리에서 사인 요청까지 받는 스타 선수가 되었다.

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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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는 나를 꿈꾸게 한다

피아비의 고향은 캄보디아의 캄퐁참, 수도 프놈펜에서 차로 네 시간이나 걸리는 시골 마을이 자상한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 두 동생과 행복했던 어린 시절. 단 하나, 피아비를 좌절하게 했던 건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다.

한때 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학교에 다닐 돈이 없어 열여섯 살 때 학업을 그만둬야 했고 그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감자 농사를 지었다. 그렇게 꿈이라는 것은 잊고 살던 피아비. 한국에서 짝을 찾아 날아온 남자, 만식 씨를 만났고 남편 덕에 또 하나의 운명, 당구를 만났다.

"당구 칠 때 저 자신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어요"

다시 품게 된 꿈.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한국어가 서툴러 그림 교본으로 당구를 배웠고. 보고 또 보면서 교본이 마르고 닳도록 공부했다. 열두 시간 연습은 기본, 어려운 당구 기술을 익혀야 할 때는 스무 시간을 당구장에서 보내기도 한다는 피아비, 오늘도 당구대 앞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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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림은 못 해도 당구 못 치는 건 용납 못 해"

피아비의 당구 인생에 길을 열어준 남편 만식 씨는 하루 열두 시간씩 당구에 빠져 사는 아내 대신 혼자 복사가게를 운영하며 피아비를 뒷바라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피아비의 운전기사를 자청하며 모든 경기를 따라다녔던 만식 씨, 요즘은 피아비의 경기 영상을 찾아 분석하며 감독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내가 음식 맛없게 하는 건 용서할 수 있어도 당구 못 치는 건 용서를 못 해요"

인터뷰에 화보 촬영까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피아비. 그 탓에 연습을 거르는 날이 많아졌는데. 만식 씨, 고생했다는 말은커녕 얼른 연습하러 가라고 등을 떠민다. 틈만 나면 당구 이야기를 꺼내는 지독한 잔소리쟁이 남편이지만 부부에게는 함께 이루기로 한 꿈이 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피아비는 열악하게 살고 있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사진을 보게 됐고 눈물을 흘리며 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 아내의 꿈을 이뤄주기로 결심한 만식 씨, "당구만 잘 쳐라, 나도 당신을 돕겠다" 이야기했고. 어느새 아내의 꿈은 만식 씨의 꿈이 되었다.

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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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

피아비는 이제 후원사도 생기고 캄보디아 친선대사로도 활동하며 스타 선수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집은 여전히 복사가게에 딸린 단칸방. 새로 지어드리고 싶었던 캄보디아의 낡은 친정집도 아직 그대로다.

하지만 더 큰 꿈을 위해서 눈앞의 편안함은 포기하기로 했다. 피아비의 소박한 화장대 앞에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사진과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 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어린 시절의 자신처럼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캄보디아 아이들. 피아비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당구 대회 우승 상금을 차곡차곡 저축하는 피아비. 그녀의 목표는 캄보디아에 스포츠 전문학교를 짓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르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 피아비.

경기가 끝난 후, 가족들이 있는 캄보디아를 찾았다. 동네 학교 아이들에게 한국에서 챙겨간 구충제와 학용품을 나눠주고 아버지와 함께 그동안 열심히 번 돈으로 계약한 학교 부지도 보러 간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풀밭이지만 피아비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하다. 언젠가 제2, 제3의 피아비가 될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 는 희망을 주는 일. 피아비는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운명처럼 당구를 만나 새롭게 태어난 그녀, 피아비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늘 ‘피아비의 꿈’ 마지막 5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홍보대사 위촉식에 다녀온 피아비. 당구장에서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연습에 박차를 가한다. 며칠 뒤, 피아비는 강원도 양구군에서 열리는 쓰리쿠션 당구대회에 참여했다. 청주에서는 옆 가게 이웃들과 함께 작은 잔치가 벌어지는데….

이번주 ‘인간극장-피아비의 꿈’ 편은 연출·촬영 강효헌, 글·구성 김수진, 취재작가 이연수가 맡았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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