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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①/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사 분담 문제 연구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①/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사 분담 문제 연구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6.29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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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아내 혼자선 OH! NO,

남편이 도우면OK!

일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맞벌이 부부를 기대하는 남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은 여전히 아내의 몫으로만 남아 있어 아내들의 어깨는 나날ㅇ 무거워지고 있는데···. 맞벌이 부부의 바람직한 가사 분담 문제를 조명해 본다.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①/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사 분담 문제 연구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①/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사 분담 문제 연구

 

가정법원을 찾은 모 부부의 이혼 사유 중에는 '아내가 주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남편의 불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들은 다름아닌 맞벌이 부부. 함께 일하는 맞벌이 부부에게 있어 가사 분담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지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케이스가 아닐는지.

그러나 예전의 어머니들은 어떤가. 아들을 키우면서 '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고추 떨어진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었고, 남편의 시중을 드는 것이라면 제 아무리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헌신주의 여성이었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보고, 듣고, 자란 아들은 결혼을 하면 머리맡의 재떨이 하나도 아내를 불러 들게 할 만큼 권위주의적인 남편이 되기 마련. 이제는 많은 세월이 흐르고 그 시절의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의 이야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남자들이 지녔던 '권위주의'는 아직도 곳곳에 남아았는 듯하다.

갓 결혼한 신혼의 주부가 남편을 향해 '어린애를 키우고 있는 거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는다. 아내가 아니면 밥 한번 제 손으로 차려 먹지 못하는 남편, 벗어 놓은 옷은 아무렇게나 굴러 다니기 일쑤이고 남편이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는 신문이며 담배재가 너저분학 널려 있지만 그렇다고 청소 한번 도와 주는 일 없다고 투덜댄다.

물론 그것을 사랑스러운 아내의 귀여운 투정쯤으로 받아 넘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라면 그것은 당연히 심각한 문제가 되고 커다란 부부싸움의 요지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혼을 결심하고 가정법원을 찾은 그들 부부의 불화도 바로 그런 싸움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언젠가 모 여성단체에서 미혼 남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이트 조사 결과에는 '맞벌이 부부'를 원한다는 답변이 최고 점수를 차지했던 적이 있다. 여자는 너무 똑똑해도 탈이고 그저 살림 잘하고 얌전한게 최고라 믿으며, 일하는 여성을 경시하던 사고방식은 이제 옛날의 이야기로 돌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대신 능력이 있어서 결혼 후에도 자신의 일을 갖고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게 해 주는 여자를 최고의 아내, 현명한 아내로 꼽고 있다. 여성 문제를 다룬 드라마 중에는 살림만 하는 아내를 구박하고 맞벌이 아내이기를 요구하는 경우를 보여 주기도 하는 등 맞벌이 부부에 대한 요즘 남편들의 의식을 새삼 느끼게 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 살림은 여전히 아내의 몫으로 남아 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집안 살림을 똑같이 나누고 불평 없이 일하는 자상한 남편들을 만나게 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흔치 않은 모습이다. 아직도 아내에게 주부로서의 책임을 다히기를 요구하는 남편들이 훨씬 더 많고 덕분에 맞벌이를 하는 아내의 안팎으로 쌓여 있는 일거리에 치여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남편의 의식 구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내들 스스로 남편의 가사 분담을 당당하게 인정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어쩌다 설거지라도 돕겠다고 나서는 남편을 밀어내기 일쑤이고, 남펴보다 일찍 퇴근해서 돌아가야 하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일거리를 마다 한 채 총총 걸음으로 퇴근하는 것이 바로 대부분 아내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살림의 절반을 남편에게 일임해 놓고 그것을 단지 '당연한 일'로만 생각하는 아내라면 그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서로를 돕고 서로의 일을 나눠 가지는 의미의 가사 분담은 부부 사이를 더욱 원만하고 도탑게 해 주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번쯤 아내의 집안일을 대신해 본 경험이 있는 남편이라면 그것이 결코 쉽지않은 노동임을 인정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그 많은 일들을 아내 혼자서 해결하느라 쩔쩔매는 것보다 함께 나누는 기쁨과 보람을 택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가사 분담에 앞서 아내는 한번쯤 자연스러운 기회를 만들어 남편에게 집안일을 맡겨 보는 적극성을 가져 보는 것도 좋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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