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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②/원만한 가사 분담으로 트러블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②/원만한 가사 분담으로 트러블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6.30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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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가사 분담으로 권태없는 '잉꼬부부'되었습니다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고자 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가정일은 모두 아내의 몫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함께 나누어 일하는 민주주의 부부가 되기 위한 것.

본지에서는 현명한 가사 분담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깨소금 부부 3쌍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부지런한 청소 당번 남편 덕분에 집안은 늘 반짝반짝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②/원만한 가사 분담으로 트러블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1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②/원만한 가사 분담으로 트러블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1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②/원만한 가사 분담으로 트러블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2
1990년 12월호 -특별기획②/원만한 가사 분담으로 트러블 없이 사는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2

 

김현국+김현자 부부

고교 시절 서클에서 만나 친구가 부부로 맺어져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걸어왔다는 김현국 · 김현자 부부. 철없는 나이에 만나 다른 남자에겐 눈길 한번 주지 못한 채 청춘을 빼앗겼다고 쫑알대는 아내와 많이 망설이다 구제(?)했으니 고맙게 생각하라고 반박하는 남편의 모습은 여전히 10대의 친구 같은 싱그러움에 싸여 있다.

"이 남자가 머리 빡빡 깎은 군이었을 적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그러니 제대할 때까지 경제적 의무는 당연히 제가 맡아야 했죠. 그때부터 시작된 맞벌이, 이제는 단지 경제 문제 뿐만이 아니라 제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군에서 제대하고 귀여운 사내 아이가 생기면서 한동안 일손을 놓고 아이 키우기와 살림에만 매달렸던 시절도 그녀에겐 있었다. 

그러나 아이가 자라고 차츰씩 여유를 되찾게 되면서 그녀는 무언가 할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편과 상의한 끝에 시작한 것이 집 근처에 차린 음식점이었다. 

처음엔 그저 부업 정도로만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었으나 이젠 수입도 짭짤하고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 집'으로 손님들엑 정평이 나기도 해서 본격적인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일이 불어나면서 그녀에겐 어려움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오히려 더 한가하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큰 잘못이었다. 장보기에서 손님맞는 일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일들 뿐이었다. 덕분에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그녀는 도무지 제 정신으로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일이 있는 여자에겐 집안 살림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 남편의 퇴근 시간이 되면 도무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거든요. 늦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쌓여 있는 일거리들을 또 어쩌구요. 정말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더군요"

설거지 한번, 청소 한번 도와 줄 

설득하기로 했다. 청소와 빨래, 음식 장만, 아이 교육 문제까지 혼자서 다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가서 분담에 대한 제의를 했을 때 남편은 몹시 언짢은 얼굴로 "그러려면 일을 집어치우라"고 짜증을 부렸지만 오랜 설득과 애교 작전(?)에 남편도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고.

아내가 맡아 하고 있는 집안일을 목록별로 적어 놓고 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분량이었다. 새삼 어떻게 이 모든 일들을 다 해낼 수 있었을까··· 의아스럽게 생각될 만큼. 남편에게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고 결국 남편은 집안 청소를 선택했다. 

이제 집안 치우기에 관한 모든 문제는 남편의 몫이 된 셈이었다. 안방, 거실, 아이 공부방, 부엌, 베란다, 다용도실까지···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쌓여 있는 먼지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좋았고, 청소 문제를 덜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단다.

청소 당번이 된 남편을 위해 아내는 남편이 사용하기 편리한 청소도구들을 새로 장만해 주었다. 그러나 처음 얼마간은 두 사람 모두 그런 규칙에 익숙지 않은 탓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편이었다. 회사 일만으로도 지쳐 있는 남편이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끙끙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내로서도 마음 편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로는 안 되겠다, 결심한 아내는 남편이 집안을 치우지 않으면 이틀이고, 사흘이고 절대로 대신해서 집안을 치워 주지 않았다.

결국 견디다 못한 남편이 팔 걷어붙이고 쓸고 닦기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가사 분담'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청소가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을 인정ㅎ하기 사작한 넘편은 그야말로 부지런함을 발휘, 집안 곳곳을 윤기나게 치우곤 하는 데 그런 아빠를 도와 아이 역시 자기 방은 자기가 정리하고 치울 줄 아는 습관도 갓게 되어 여간 만족스러운 게 아니다.

"서로가 조금만 이해하고 돕는다면 두 사람 모두 원만한 맞벌이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남자는 아내하기 나름이거든요"

청소 당번 남편을 위해 아내는 오늘 아주 특별한 요리를 만들 계획이란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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