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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Queen 문제 제기 특집②/재산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4인 주부의 고백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Queen 문제 제기 특집②/재산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4인 주부의 고백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7.07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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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단지 '아내'라는 이유 때문에 '권리'마저 잃었다

함께 살던 부부가 어떤 이유에서든 헤어지게 되는 경우라면 재산권 소유에 관한 문제가 큰 말썽을 일으키게 된다. 더구나 부부 재산원 소유의 문제는 아내에게 언제나 불리한 판결을 가져다 주고 있으므로 여자는 늘 피해자가 되는 셈. 오랜 세월의 노력과 고통의 대가도 인정받지 못한 채 억울함으로 호소하는 4인 주부의 고백을 들어본다.

1990년 12월호 -Queen 문제 제기 특집②/재산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4인 주부의 고백
1990년 12월호 -Queen 문제 제기 특집②/재산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4인 주부의 고백

 

Case 1 : 주부의 가사 노동 대가, 어디까지 인정해 줄 것인가

두 명의 아들을 둔 박영임(가명 · 35)씨는 결혼 13년째에 접어든 주부이다. 당시 막노동꾼이었던 남편(39)과 결혼해 사글세방에서 신접살림을 차린 박씨는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을 그야말로 10원짜리 한 개도 헛되어 쓰지 않는 알뜰한 살림 솜씨로 가정을 이끌어왔다. 

구슬꿰기, 봉투만들기 등 부업으로 모은 돈을 내놓으며 남편에게 운전면허를 따라고 권유한 박씨의 뜻대로 남펴은 7년 전 운전기사로 전업을 해 요즈음은 나름대로 자리가 잡힌 셈. 현재 부천에 15평짜리 집 한 채를 마련해 겨우 한숨을 돌리고 있지만 부부 사이는 갈수록 나빠지기만 했다. 

남편이 심심풀이로 하던 화투치기가 갈수록 노름수준에 접어들면서 빚까지 얻어가며 노름꾼들 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달래도 보고 대들며 싸우기도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러다간 피땀 흘려 장만한 집까지 날려 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 박씨는 노름 버릇을 고쳐 줄 양으로 이혼할 테니 재산의 반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남편은 돈은 자신이 벌었고 당신은 집에 펴히 앉아 돈이나 썼다면서 그동안 재워 주고 밥먹여 준 것만도 고맙게 생각하라며 그냥 나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남편이 집문서를 잡히고 노름을 하는 환영에 시달리며 두 아이를 키울 일에 남감해 하던 박씨는 반쪽 재산이나마 건져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기대마저 무너져 절망감에 사로 잡혀 있다. 

남편 말대로 돈을 벌어온 적이 없고 명의가 남편으로 되어 있으나 박씨는 그동안 일궈온 재산은 자신의 살림솜씨가 한몫을 거든 것이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혼할 경우 판사가 그동안 재산을 모으는데 기여한 자신의 기여분을 얼마 만큼 인정해줄 것인지가 큰 걱정인 것이다.

Caea 2 : 살림과 일, 이중고에 시달렸지만 열매는 모두 남편몫···

하미자 · 김경호(가명 · 38)부부는 조그마한 제과점을 운영했다. 남편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일년의 실직 끝에 시작한 제과점은 운영한 지 4년만에 꽤 괜찮은 수입권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러나 평범한 주부였던 하미자씨가 수완있는 장사꾼으로 탈바꿈하기까지 겪었던 그간의 어려움은 무척 켰다. 우선은 집안일과 장사를 병행하면서 느끼는 취업주부의 이중적인 고달픔 때문에 심신이 늘 피고했다. 자기 기분대로 사는 사람인 남편은 걸핏하면 말도 없이 며칠간 여행을 갔다오는 버릇을 여전히 고수할 뿐 아니라 형편이 나아지자 돈도 마음대로 집어 넣고 사라지곤 했다. 때문에 교대로 책임있게 각자의 역할만 하면 되는 다른 맞벌이 부부와 달이 하미자씨가 늘 안팎일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 되었다. 

이런 생활을 묵묵히 참고 지내던 하미자씨가 남편과 이혼하기로 작정하게 된 것은 일년전 남편의 외도를 알고 나서였다. 깨끗이 갈라서고 싶은 심정 뿐이었던 하씨는 뜻밖에도 '법대로 하면'빈털터리로 거리에 나앉게 될지 모르는 현실에 직면했다. 

거의 하씨 혼자의 노력으로 일궈낸 가게였지만 사업자등록은 남편 명의로 되어 있었고 살고 있는 집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하씨가 급료를 받은 사실조차 없다보니 혼자 뼈빠지게 일해도 눈에 보이게 증명해 놓을 만한 것이 없었다. 

처음 남편이 너무 괘씸해 한푼도 나눠줄 수 없을 것같은 하미자씨가 한발 물러서 반으로 나눠 가질 작정을 했건만 현실은 정반대로 남편의 편이었다. '법대로 하자'며 큰소리를 치는 남편과 현재 별거중인 하미자씨는 개정 가족법의 부부재산청구권 시행 하에서는 자신의 위치가 좀 나아질까 싶어서 내년을 바라보며 참고 있다.  

Caea 3 : 내 몫을 찾는데 엄청난 증여세를 내야 했다

일년 전에 이호을 하고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양미혜(가명 · 37)씨는 부부가 재산을 반으로 나눈다 하더라도 세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여성에게만 불리할 뿐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회사원이었던 남편과 역시 서적회사 세일즈우며으로 일했던 양씨가 결혼생활 9년마에 합의 이혼하기로 했을 때 그들 부부의 재산은 아파트 한 채와 시골에 있는 논 20마지기 정도였다. 남편의 심한 움주벽과 습관적인 구타 때문에 헤어지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남편은 재산분배에서 몰염치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동안 똑같이 직장에 다니며 재산을 늘린 양씨의 노력을 인정해 재산을 반으로 나누고 아이는 양씨가 맡기로 했다.

그러나 양씨는 집이나 시골 밭을 사서 남편명의로 등기를 했지만 부부가 헤어질 때에는 이 과정에서 아내의 공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즉 남편 명의의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소유이전을 하려하니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었다.

비록 명의는 남편으로 되어 있다지만 부부재산은 부부가 공동으로 합심해 이룬 공유재산이다. 그런데 헤어질 때 제몫을 찾아가는 아내에게 남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증여세를 매긴다는 것이 양씨는 억울하게만 느껴졌다. 

결국 온전히 제 몫을 찾아간 남편에 비해 양씨는 자신의 몫에서 증여세를 물고 나서 수중에 남는 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양씨는 자신처럼 밖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가진취업 주부뿐 아니라 가정일만을 전담하느 전업 주부 역시 가정일 자체가 생활경제에 한 몫을 한 것이므로 당연히 부부재산의 절반을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으나 실제 걸림돌은 세법에도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Caea 4 : 남편 잃고 재산까지 법(法)에 빼앗겼다

2년 전 뜻밖의 사고로 남편이 사망, 졸지에 시부모와 두 자녀를 거느린 가장이 된 주부 노혜자(가명 · 42)씨는 상속세에 대해 생각만 하면 늘 언짢은 기분이다.

증여세가 남편이 살아 있으면서 남편 명의의 재산을 부인에게 넘겨줄 때 과세되는 것이라면, 상속세는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부인이 상속 받을 때 과세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재산은 부부공유라는 원칙에서 볼 때 증여세와 마찬가지로 남편 사망시 부인에게 상속세가 과세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는 것이다. 

사망 당시 남편이 남긴 재산은 퇴직금 2천만원과 약1억5천만원 시가의 살고 있는 집이었다. 이때 노혜자씨가 내야 했던 세금은 1천4백만원에 이르러 퇴직금이 거의 고스란히 날아가 버렸다. 남편이 평생을 바쳐 성실히 일한 대가가 하루 아침에 세금으로 날아가 버려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생계 마련을 위한 자금이라 생각했던 퇴직금이 없어지는 바람에 앞으로의 생활대책이 막연했다. 결국 노씨는 남편을 잃은 후 살던 집도 팔아 짐을 줄이고 남은 돈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화장품 할인코너를 차리게 되었다. 

남편 명의로 집을 샀다고는 하나 사실상 부인이 가사노동 등의 내조로 함께 집을 샀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즉 집을 사는데 부인의 기여도가 남편 못지않게 켰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가사에 종사했기 때문에 소득이 없다고 본 것이다.

미국, 영국처럼 부인에게는 완전공제가 되고 부모가 죽어 자식에게 상속을 할 때에만 상속을 물리는 여건이 되기 전까지는 노씨는 많은 미망인들이 자신과 같은 억울함을 겪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Q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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