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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투자자? 투기꾼?
당신은 투자자? 투기꾼?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6.28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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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5월 들어 크게 하락했다. 길게 보아 좋은 자산을 싸게 살 기회로 지금의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빠른 매매를 통해 단기 차익을 추구하려는 사람도 있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하나?

최성호(우리은행 WM전략부 투자전략팀장)
 

투자와 투기의 차이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자와 투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투자와 투기를 뚜렷이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둘 다 자본을 활용한 수익 추구 행위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투기는 좀 더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진다. 투자를 실행하는 사람을 ‘투자자’라 표현하는 반면,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투기꾼’이라고 비하되곤 한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투자(投資)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으로 정의되고 있다. 한자로는 던질 ‘투(投)’와 재물 ‘자(資)’의 결합이다. 즉 내 재산을 내놓으면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져 있다.

투기(投機)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 또는 그 일’로 설명된다. 던질 ‘투(投)’라는 한자는 함께 쓰이지만, 틀 ‘기(機)’가 사용됐다. 이 글자는 ‘기회’ 또는 ‘때, 시기’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가격의 변화에 따르는 차익을 추구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시간적인 측면에서 투자는 이자, 배당, 임대료 등의 현금 수입과 함께 자산가치의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보다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다. 이와 달리 투기는 가격 변화에 따른 시세 차익을 추구하며 단기적인 이익 실현을 목표로 한다.
 

장기 투자 철학을 강조하는 이유

우리가 바라는 투자의 기대수익률은 실물 경제의 장기 성장 추세로 나타나는 명목성장률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투기의 평균적인 수익률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투기는 상품 가격이 ‘오른다’ 또는 ‘내려간다’ 중 하나를 선택하는 확률 게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미래를 예측할 때 맞출 확률과 틀릴 확률은 대략 절반씩 나타난다. 실제 거래비용까지 감안한다면 투기의 기대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

하나의 예를 들어 상장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증권거래세가 매도금액의 0.25%로 부과된다. 만약 당신이 주식을 1년에 10번 정도 매매한다면 거래세로만 약 2.5%의 비용이 나가게 된다. 이는 은행의 정기예금 이자보다 훨씬 높은 비용이다. 거래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비용은 늘어나게 되고, 주식 매매로 시장을 이기기는 더 어려워진다.

당신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면 투기적인 거래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거듭된 매매를 통해 손실이 누적되는 사례가 훨씬 많다.

워런 버핏과 같이 주식 투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이룬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장기 투자의 철학을 강조한다. 이는 비용 측면에서도 훨씬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수익을 얻으려는 노력으로 투기적인 매매를 반복할수록 당신은 손해를 볼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최성호 애널리스트는…
현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
전 한국은행 외화자금국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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