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1:30 (금)
 실시간뉴스
[인간극장] 92세 어머니 김두엽, 50세 아들 이현영…‘母子 화가’의 색다른 꿈
[인간극장] 92세 어머니 김두엽, 50세 아들 이현영…‘母子 화가’의 색다른 꿈
  • 이주영 기자
  • 승인 2019.07.01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주(7월 1일~5일)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 5부작은 ‘어머니의 그림’ 편이 방송된다.

전라남도 광양시 봉강면의 어느 시골 마을, 이곳엔 노인 화가 김두엽(92) 어머니와 택배를 나르는 화가 이현영(50)씨가 산다. 이번 주 ‘인간극장-어머니의 그림’ 편 주인공이다.

새벽부터 택배 영업소 출근 준비로 분주한 이현영씨와 그 곁에 앉아 아들의 김밥 도시락을 싸는 김두엽 어머니.

택배 일로 바쁜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이렇게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 주신다. 아들이 집을 나서자, 방 한쪽에서 스케치북과 물감을 꺼내 드는 어머니. 어머니는 스케치북에 무엇을 그리려는 걸까?

2019년 6월 3일, 전라북도 익산의 어느 갤러리. 관람객들로 붐비는 이곳에선, 서양화가 이현영(50) 씨의 작품 전시회가 한창이다.

29살,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서울의 한 예술대학에 입학한 현영 씨는 제3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문을 수상하고, 다수의 전시회를 개최했을 만큼 실력 있는 화가.

그런데, 세심한 점묘화와 추상적인 풍경화들이 주를 이루는 전시회장 곳곳에, 색다른 느낌의 그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로, 현영 씨의 어머니인 김두엽 (92) 화가의 작품들.

아들의 작품과는 달리, 선명한 색채감으로 한 편의 동화 같은 느낌을 뿜어내는 어머니의 그림. 사실, 어머니 역시 현영 씨와 함께 ‘모자전(母子展)’을 7회째 개최 중인 어엿한 화가다.

젊을 때 남편과 사별하고, 먹고 살기 바빠 고생한 기억밖에 없다는 김두엽(92) 어머니는 생선 장사, 나물 장사, 세탁소 운영 등을 하며 홀로 여덟 남매를 키워냈다.

나머지 자식들은 가정 꾸려 일찌감치 어머니 품을 떠나고, 이제는 막내아들인 이현영(50) 씨와 단둘이 전남 광양의 시골마을에 터를 잡았다. 몇 해 전 시작된 어머니의 그림 그리기 역시, 화가 아들과 함께 지내게 되면서 시작된 것.

그림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그간 안 해 본 일이 없다는 아들 현영 씨. 어머니는 그런 현영 씨를 기다리다 심심해서 달력 뒷장에 사과 한 알을 그려보았다고.

당시 현영 씨가 어머니의 그림을 보고 남긴 칭찬에 힘을 얻어, 한 점, 두 점씩 그리기 시작한 그림들이 이제는 모자가 함께 수차례 전시회를 열기도 했을 만큼 풍성하게 쌓였다는데. 지금은 현영 씨보다 어머니의 그림을 찾는 관람객이 더 많아졌을 정도란다.

아들 현영 씨는 생계 때문에 작년부터 새롭게 택배 배달 일을 시작해 주 6일 택배 일을 하고, 주말에만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른 아침, 현영 씨가 택배영업소로 출근하면, 어머니는 화가인 아들이 남기고 간 재료들로 자신만의 기억을 담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누군가에게 그림을 배운 적도 없고, 그저 아들의 귀가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니 그림을 그린다는 김두엽 어머니. 어머니가 그림 속에 그려내는 세상은 무엇인지, 인간극장이 찾아가 본다.

이번주 ‘인간극장-어머니의 그림’ 편은 연출 손석범, 글 박종윤, 촬영 민병일, 취재작가 윤소영이 맡았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