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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다시 바다로'
김도형의 풍경 '다시 바다로'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7.02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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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강화도,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강화도,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로서 활동을 해보려 하니 찍어야 할 대상이 너무 광범위 했다.

그래서 지난해 늦 봄 부터 늦 가을 까지 사진 소재를 '바다'로 정하고 오로지 바다만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찬바람이 이는 겨울이 되자 바다는 여름처럼 드라마틱한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고 을씨년 스러운 감 마저 들어 다시 뭍으로 올라와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사진을 찍어왔다.

어제 그동안 찍은 것들을 찬찬히 들여다 보니 중구난방 엄청난 분량의 사진 중에서 그래도 간간히 들렀던 바다에서 찍은 사진이 가장 돋보였다.

내가 사진 작품 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중학교 졸업 무렵이었는데 그 때 부터 나는 주로 고향 근처의 바다만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돌이켜 보니 바다와 나는 궁합이 잘 맞는 듯 하다.

고민 끝에 내 사진의 소재를 다시 '바다'로 한정하려 한다.

바다 아닌 사진을 안찍겠다는 것은 아니고 '소나무' 하면 배병우를 떠올리듯이 '바다' 하면 김도형의 사진을 알아줄 때까지 바다사진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이 구름이 잔뜩 끼었던 어느 날 나는 강화도 창후항에 있었다. 비오는 날의 바다는 별로 건질것이 없지만 그래도 해가 질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어느 순간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빛이 쏟아졌다.

구름사이로 바다에 빛이 내리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 날의 빛은 운좋게도 정박해 있던 어선에 닿아서 운치있는 사진이 되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해서 그렇지 겨울바다에도 분명 아름다운 무엇인가가 숨어있을 것이다.

무릎장화로 바다를 누비다가 장화에 물이 찬 적이 한 두번이 아니어서 이번에는 아무래도 가슴까지 올라오는 웨이더를 하나 사야겠다.

바다만 다닐 때에는 나 뿐만 아니라 카메라와 렌즈도 소금기에 절어 닦아내기에 바빴다.

좋은 사진만 건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절임배추가 되어도 좋다.

짭조름한 바다내음이 코끝에 스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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