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두통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의 경우 늘 곁에 여러 종류의 두통약을 구비해놓고 있는데, 어쩌다 머리가 아픈 이들을 그들에게 가서 한두 알의 약을 얻기도 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 번쯤 의문을 갖기도 했을 것이다. ‘저렇게 자주 아픈데 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는 거지? 몸 관리를 왜 저렇게 하는 걸까?’하는 생각 말이다. 그런데 많은 노력과 시도에도 해결책을 찾지 못해 약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면 어떨까.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상당수가 잦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실제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한 달에 7회 이상 이들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머리가 아픈 이유, 대체 왜일까?
이와 관련하여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두통약이라는 쉬운 해결책 때문인지 이를 위협적인 증상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초기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을 주고 과독하게 복용하지 않는 이상 내성이나 중독의 문제로 일으키지 않는 만큼 복용 가이드라인만 잘 따른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습관에 가까울 정도로 약을 복용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을 땐 조금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통증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더 많은, 더 강한 성분의 약을 복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될 수는 있지만 금세 재발하고 말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풀기 위해서는 두통 원인이 무엇인지 아주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두통은 뇌출혈이나 감염성질환, 뇌졸중, 내과 질환과 같은 비교적 명확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2차성두통과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음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1차성두통으로 구분한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개의 두통은 1차성에 해당된다.
한의학에서는 뇌 혈액순환 장애에서 머리가 아픈 이유를 찾고 있으며, 이때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어혈을 지목하고 있다. 어혈은 여러 의미로 정의되곤 하는데 한마디로 더러운 혈액이다. 스트레스, 피로, 외상 후유증, 장부의 기능 저하, 근육, 골격계 등 여러 문제에 의해 발생한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통 안에 쓰레기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어혈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쓰레기로 인해 기존의 깨끗했던 물조차 더러워질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쓰레기가 통의 상당 부분을 막아 물이 흐르는 것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여기서 통은 혈관, 물은 혈액, 쓰레기는 어혈이다.
어혈이 혈관 속에 정체되면 원활한 혈액순환이 어렵게 된다. 혈액을 통해 전해져야 할 각종 영양소와 산소가 뇌에 이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찌릿찌릿하고 참기 힘든 두통, 어지럼증, 오심, 구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풀과나무한의원 측에 따르면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되는 혈관 내 어혈을 없애기 위해 뇌청혈해독탕과 같은 한약을 처방한다.
탁한 혈액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데 주력해 어혈 제거와 위 기능 문제, 간장의 열, 대장의 독소, 신장의 무력 등 저하된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고 면역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에 따르면 왼쪽, 오른쪽 편두통 심할 때나 만성두통, 긴장성두통, 군발두통, 속울렁거림을 동반한 소화불량 두통, 임신(임산부)두통, 뒷머리, 관자놀이 통증 등 여러 유형의 두통과 어지럼증에도 이러한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뇌 혈액순환 장애로 높아진 뇌압을 침을 통해 정상으로 낮추는 뇌압조절이 이뤄지기도 하고, 약과 침의 효과로 통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약침요법, 전신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요법도 두통 없애는 법으로 쓰인다.
김 원장은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해서 하루하루가 즐겁고 의미로 가득하진 않을 것이다. 일상을 힘들게 하는 것은 두통 말고도 많으니 말이다. 그러나 맑고 개운한 상태로 맞이한 하루는 좀 더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의지는 가져다줄 것이다. 그 의지에 약간의 노력만 더해진다면 정말로 가치 있고 즐거운 일상도 가능해질 것이다. 소중한 일상이 통증으로 흔들리고 있다면, 지금 두통치료에 나서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