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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감동 선사한 여자 수구 … '꼴찌'에 쏟아진 눈물 그리고 박수와 찬사
[광주세계수영] 감동 선사한 여자 수구 … '꼴찌'에 쏟아진 눈물 그리고 박수와 찬사
  • 김원근 기자
  • 승인 2019.07.22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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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수구 대표팀 주장 김예진과 윤예린이 22일 오전 광주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쿠바와의 15~16위 결정전이 끝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여자 수구 대표팀 주장 김예진과 윤예린이 22일 오전 광주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쿠바와의 15~16위 결정전이 끝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감동을 선사한 대한민국 여자 수구 대표팀이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22일 퇴장했다.

우리나라는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수영대회 출전권이 쥐어지면서 지난 5월 급히 여자 수구 대표팀을 꾸렸다. 중학생 2명, 고등학생 9명, 대학생 1명, 일반부 1명 등 13명으로 모두 개인 경영 종목 선수들이었다. 수구 자체를 처음 접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으로 여자 수구는 그들 생애는 물론 대한민국 역사에서도 처음이었다.

한달 반의 연습 경력만으로 세계무대에 첫 출전한 어린 선수들은 프로 선수는 당연히 한 명도 없었고 심지어 연습 경기를 할 상대 팀도 없었다. 선수들은 자체 연습을 하거나 남자부 체고 선수들과 5~6차례 훈련경기를 치른 게 전부였다.

첫 경기에서 0-64, 2차전 러시와는 1-30, 캐나다전 2-22, 남아프리카공화국 3-26으로 매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러시아전에서 첫 골을 넣었을 때는 선수 관중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우리나라 대표팀은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5-16위 순위결정전에서 쿠바와 순위 대결을 펼쳤다.목표했던 '4골'은 이루지 못한 채 0-30으로 쿠바에 패하며 16개팀 중 16위를 기록했다.

쿠바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종료 휘슬과 함께 선수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고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모씨(42·여)는 "어린 선수들의 감동적인 스토리, 도전 정신이 너무 멋있었다"며 "이번에 처음 수구에 관심을 갖게 돼 경기를 보러왔는데 비록 졌지만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세계대회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대표팀은 해체되고 각자 몸 담았던 경영 종목 선수로 돌아간다. 하지만 한 골의 짜릿함이란 수구의 매력에 빠진 대표팀은 "수구를 계속하고 싶다"며 팀 결성을 간절히 호소했다.

경기 직후 앞서 러시아전에서 첫 골의 감동을, 캐나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에서는 가장 먼저 골을 터뜨리며 팀 내 에이스로 불린 경다슬(18) 역시 '수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전했다. 경다슬은 "수구는 저의 이기적인 삶을 단체 삶으로 바꿔줬다. 여태까지 경영을 하면서 혼자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많은 걸 느꼈다. 나보다 전체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며 수구를 통해 한층 성숙해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자는 실업팀이라도 있는데 여자 수구는 없다. 비인기종목이고 이벤트성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하더니 "수구를 하면서 정말 좋았고 즐거웠다. 수구 정말 하고 싶다. 팀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대표팀 주장 김예진 선수는 "솔직히 경영에서는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수구는 개인이 아닌 단체로 하면 얼마든지 점수를 낼 수 있단 생각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수구를 계속하고 싶다. 다들 종목 전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예진은 "제 인생이 이전에는 '불행'이었다면 지금은 '꽃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며 팀원들에게는 고마움을 국민들에게는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Queen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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