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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PEOPLE/최은화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PEOPLE/최은화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7.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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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제27회 변리사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여성 최은화

"내 인생의 변리사는 나 자신뿐이지요"

1990년 12월호 -PEOPLE/최은화
1990년 12월호 -PEOPLE/최은화

 

도시락 싸 들고 도서관으로 출근

안경 너머 맑게 빛나는 눈, 웃을 때 하얗게 반짝이는 이, 아담한 몸매···. 최은화, 그녀의 첫인상은 이름 그대로 한닢 '은화(銀貨)'같았다. 주머니 속에서 햇빛에 갓 꺼내 놓은 잘 닦인 작은 은전 한 닢.

"첫번째 도전이라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 수석 합격이라니, 조금은 얼떨떨해요. 이제 스타트 라인에 섰으니 한눈 팔지 말고 열심히 달려가야겠죠. 같이 출발하는 19명의 주자들과 함께···"

올해의 변리사 시험에선 유난히도 여성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최종 합격자 19명 가운데 여성이 무려 절반에 가까운 8명을 차지한 것. 더욱이 수석 합격자는 물론 차점 합격, 최연소 · 최고령 합격을 모두 여성이 휩쓸어 우먼 파워를 실감나게 했다. 

변리사 시험에 첫 여성 합격자가 탄생한 것은 지난 78년, 그뒤 88년에 1명, 지난해에 4명이 합격해 지금까지는 모두 8명의 여성 변리사가 활동해왔다. 

"변리사란 특허 업무에 관한 전문 변호사라 할 수 있지요. 결혼한 뒤에도 일할 수 있고, 전공분야를 살려 일하는 두뇌 작업이기 때문에 차츰 여성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아져 가는 것 같아요. 여성에게 특별히 유리할 것도 없지만 불리할 것도 없는 직업이 바로 이 변리사죠"

변리사가 다루는 지적 소유권은 저작권과 산업 재산권으로 나뉘며, 산업 재산권은 다시 특허권 · 실용신안권 · 의장디자인권 · 상표권으로 나뉜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나온 최은화씨는 전공인 분자생물학의 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화학이나 생물학 쪽 특허 관계 공부에 힘쓸 예정이라고.

"물질 특허가 개방된 요즘엔 국내 출원보다도 국제 특허 출원이 더 늘어나는 추세예요. 어학과 국제법을 열심히 공부해 꼭 유능한 중재자가 되고 싶어요"

대학 졸업 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8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부설 유전공학 센터에서 분자생물학을 연구해 온 그녀는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변리사 시험을 준비, 불과 1년 남짓 만에 영광의 수석 합격을 따냈다. 

"돌 지난 아들아이를 대구 친정에 맡긴 뒤, 집과 도서관을 오가며 정말 대입 재수생처럼 공부했어요.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면서···. 덕분에 남편이 고생 좀 했지요"

고물 만년필이 맺어 준 인연

경북 안동이 고향인 최은화씨는 딸만 일곱인 집안의 맏딸. 대구에서 여고를 졸업한 뒤 혼자서 서울로 유학을 오게 됐다. 88년 봄, 8년 동안의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남편 박영석씨(29세)와는 서울대 80학번 동기생. 대학 1학년 때 미팅에서 처음 만났다. 

"제가 주선한 미팅이었거든요. 남학생들이 소지품을 꺼내 놓으면 여학생들이 순번을 정해 하나씩 집어 들고, 나중에 그 소지품의 주인과 짝이 정해지는 고전적인 미팅이었죠. 전 명색이 주선자라 제일 마지막에 하나 남는 게 제 몫이었는데, 보니 웬 고물 만년필이 하나 남아 있더군요. 그 임자가 바로 지금의 제 남편이죠"

건축학과를 나온 그녀의 남편은 지금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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