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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PEOPLE/이채하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PEOPLE/이채하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8.04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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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소녀가장 4명과 결연맺고 사는 51세 총각 경찰 이채하

"딸들이 나를 '오빠'라 부를까 겁나요"

23년간 경찰로 근무하면서 숨은 선행을 베풀어 온 이채하 경사(51 · 서울 중부경찰서 감찰반장). 남을 돕기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아직 장가조차 못갔다는 그가 춘천 · 완도 · 의성 · 안양에 사는 소녀 가장 4명과 결연을 맺고 사는 이야기.

1990년 12월호 -PEOPLE/이채하
1990년 12월호 -PEOPLE/이채하

 

"이웃끼리 훈훈한 정을 나누며 작은 어려움이라도 서로 돕고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4년간 경찰직에 몸담아온 이채하 경사는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남모르게 지닌 기쁨 한가지로 마음이 들떠 있다. 

"오는 연말에 그동안 편지로만 소식을 주고 받던 15살 동갑내기 네 딸을 만납니다. 강원도 춘천에 사는 지숙이, 전남 완도의 순희, 경북 의성의 헌정이, 그리고 경기도 안양에 사는 현주가 바로 저의 네 딸들이죠"

언뜻 들으면 서로 헤어져 사는 이산가족들의 이름을 열거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이들 네 명의 이름은 이경사가 올해초 한국 어린이재단을 통해 결연한 어려운 처지의 소녀 가장들이다. 

"지숙이는 아빠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후 어머니가 식당을 다니면서 세자녀의 학비와 생계를 꾸리는 어려운 집안의 막내딸이고, 순희는 전남 완도의 어촌마을에서 부모가 없는 탓에 외할머니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여중1년생입니다. 그리고 현정이는 국민학교 다니는 두 동생을 거느린 소녀가장, 현주 역시 3년전 아빠가 돌아가신 뒤 엄마가 재혼하는 바람에 동생을 데리고 사글세 단칸방에서 살고 있는 소녀가장이랍니다"

'남을 돕는 일이 곧 나의 기쁨'

네 명의 소녀들과 결연을 맺은 후 이들을 줄곧 딸이라 부르는 이경사는 이들의 어려운 처지를 소개하면서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마치 눈 앞에 훤하게 보이는 듯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다. 

"봉급 중의 일부를 떼어서 네 명의 학비와 생계비를 돕는데 쓰고 있습니다. 큰 도움은 못되더라도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나누어 가진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은혜에 보답하겠어요' '원하는 것을 꼭 이루세요' '불량청소년들을 잘 선도해 주세요' 등등, 소녀들이 보낸 편지를 받아 보면 자신의 조그마한 도움이 그들에겐 적지않은 힘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는 이채하 경사. "남을 돕는다는 것이 곧 나의 기쁨임을 실감한다"며 건강한 미소를 짓는다.

지난 67년 경찰에 첫발을 내디딘 뒤 72년부터 20년 동안 줄 곧 중부경찰서에서만 근무해 온 그는 그동안 동료들조차 모르게 숨은 선행을 계속해 왔다. 

"중 · 고등학교 다니는 동안 신문팔이를 해가면서 고학으로 학교를 다녔습니다. 저의 어려웠던 때를 생각해서 어려운 형편에 놓인 소년소녀 가장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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