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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 페루비언 뮤직의 어머니, 수사나 바카(Susana Baca)
아프로 페루비언 뮤직의 어머니, 수사나 바카(Susana Baca)
  • 전해영 기자
  • 승인 2019.07.24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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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트래블-페루에 혼을 묻은 아프리카 흑인의 노래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던 서유럽 국가들이 노동력 충원을 위해 아프리카로부터 노예로 끌고 온 흑인들. 이들이 공식적으로 집계, 기록된 숫자만 약 4만명에 이른다. 최초로 아메리카로 잡혀온 흑인은 1521년으로 기록돼 있고, 페루에는 1529년부터 1537년 사이에 363명이 도착한 공식 기록이 있다. 이른바 아프로 페루비언(Afro-Peruvian)의 전통과 문화는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번 호엔 아프로 페루비언 뮤직의 어머니, 수사나 바카 음악을 알아본다.

글·사진 김선호(세계음악 칼럼니스트)

인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잡혀 노예선에 실린 흑인은 대략 1억명쯤 됐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잡혀서 배에 실린 노예는 습하고 뜨거운 노예 이송선 선창에 쇠사슬로 묶여 불결한 상태로 짧게는 두 달, 길게는 몇 달씩 걸려서 이송되다가 절반 이상이 각종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사망한 노예는 통계에 잡히지 않고 바다로 버려졌다. 또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노예들 중 일부도 기록에서 누락된 경우가 종종 있어 기록상 아메리카 노예로 기록된 흑인은 절반도 안 됐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잡혀온 흑인들

최초로 아메리카로 잡혀온 흑인은 1521년으로 기록돼 있고, 페루에는 1529년부터 1537년 사이에 363명이 도착한 공식 기록이 있다. 이때부터 대량의 흑인 노예가 페루에 공급돼 공공사업, 교량 건설, 도로 공사에 투입됐다. 백인 군인들의 시종이나 보디가드, 하급 군인으로 종사하기도 했다.

이후 흑인은 두 종류로 분화됐다. 본래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아메리카로 들어온 ‘Negro Bozales’와 아메리카에서 2세로 태어나 스페인 문화와 언어를 익힌 ‘Negros Ladinos’로 나뉜다. 전자는 많은 노예들이 초기에 안데스산맥 서부의 고산지대에 분포해 있는 각종 광산에서 가혹한 조건 속에서 광부로 혹사당했다.

후자는 아프로 페루비언이라 분류하는데, 요리사, 세탁사, 잡부, 정원사, 하급 군인, 교회 노동자로 일했다. 경우에 따라 스페인 남자와 흑인 여자 사이에 태어난 혼혈도 포함돼 있다. 혼혈은 흑인과 원주민, 흑인과 황인종, 백인과 흑인의 분류에 따라서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

아프로 페루비언의 인구가 현재는 대폭 늘어 인구의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메스티소라는 혼혈 인구에 대부분 포함돼 따로 비율을 구분해내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프리카 음악의 페루적 재현

아프로 페루비언 출신의 가수 수사나 바카는 2011년 페루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바카는 1944년생으로 페루의 수도 리마 인근의 어촌 초릴로스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가수이기도 하지만 교사, 민속학자, 민족음악연구가로서 두 차례 라틴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가 주로 추구하는 음악은 아프로 페루비언 뮤직이다. 그녀와 함께하는 밴드도 주로 페루 전통 악기를 사용한다. 이를 테면 cajon(과일 상자 같은 박스), udu(점토 주전자), quijada(동물의 턱뼈), gourd(박) 등과 같은 것이다.

그녀의 대표곡은 1995년에 발표했던 <Maria Lando>이다. 이곡은 <The Soul of Black Peru>라는 컴필레이션 음반에 수록돼 있다. 노래를 들으면 직감적으로 아프로 페루비언의 잠재된 역사적 슬픔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대중적으로 히트한 곡으로는 <Se Me Van los Pies (My Feet Go)>가 있다. 이 곡을 들어보면 아프리카 음악을 페루의 메스티소가 스페인어로 부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아프리카 음악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포닉 스타일, 선창(先唱)에 뒤따르는 여러 명의 후창(後唱) , 그리고 대단히 단순한 음률의 반복과 흥겨운 춤이 그것이다.

한편 바카는 현재 바닷가 인근에 있는 그녀의 고향에 ‘흑인종 연구소’ 쯤으로 해석되는 ‘Instituto Negrocontinuo’를 설립하고 지속적으로 아프로 페루비언의 문화와 춤과 노래를 수집, 연구하는 뜻깊은 일을 계속하고 있다.

 


김선호 대표는...
세계음악 칼럼니스트
음악 에세이 <지구촌 음악과 놀다>(2016 세종우수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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