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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美입양아 추방당해 ... 국가상대 첫 손해배상 소송
40년 전 美입양아 추방당해 ... 국가상대 첫 손해배상 소송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8.1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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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때 미국에 입양됐으나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추방 위기에 몰린 애덤 크랩서 [출처=KGW]
3세때 미국에 입양됐으나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추방 위기에 몰린 애덤 크랩서 [출처=KGW]

 

40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두 번의 파양을 겪으며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결국 2016년 추방된 한인 입양인이 정부와 입양기관에 대해 "졸속 추진된 해외 입양으로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고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심재남)는 13일 아담 크랩서(한국명 신송혁·43)가 정부와 해외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번 사건은 해외 입양인이 국가를 상대로 입양 과정 문제를 지적한 첫 손해배상 소송으로, 법정에는 여러 해외 입양인이 방청객으로 자리를 채웠다.

크랩서 측 대리인은 "홀트 측은 간이한 해외 입양을 위해 원고에게 친모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친모가 없다고 호적에 '기아'로 기재했다"며 "해외 입양 후 사후 관리 의무를 전혀 하지 않아 아동 학대에 노출되고 결국 국적 취득을 하지 못해 추방당한 사실에 대한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리인은 "정부는 해외 입양 기관인 홀트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해외 입양인의 국적 취득을 끝까지 책임지고, 추방 위기에는 추방을 막고 가족과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책임도 묻는다"고 말했다.

또한 "유례를 찾기 힘든 위헌적 제도인 '대리 입양 제도'를 도입해 부모를 보지 않고도 해외 입양을 졸속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며 "입양으로 어떠한 이득도 취득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위법한 시행령을 통해 비용을 징수하게 해 아동의 이익이 아닌 재정적 이익을 위한 입양이 활성화되게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홀트아동복지회 측 대리인은 "그 당시 시대적 상황이나 여러가지 배경을 볼 때, 입양 행위는 열악한 상황에 처한 아동을 위한 것이지 이윤추구 행위가 아니었다"며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와 위법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을 수 없고 그러한 손해가 발생했어도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대리인은 "원고 측은 당시 입양 제도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데, 제도 내용 자체나 실제 원고에 대한 입양 이뤄진 절차를 보더라도 위헌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라고 부연했다. 양측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양측의 증거 신청 등을 위해 다음 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기로 했다.

크랩서는 1979년 세살 때 미국에 입양됐지만 첫 입양한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으며 얼마 안 있어 파양됐다. 12세때 두번째 양부모에 재입양됐으나 이들에게도 학대를 받고 4년 뒤 16세 나이로 두번째 파양을 겪었다. 크랩서는 성인이 되도록 시민권도 얻지 못한 채 방황했고, 2014년 영주권 재발급 과정에서 청소년 시절 경범죄 전과가 발각되면서 결국 2016년 추방됐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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