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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꽂지' 에서 하룻밤'
김도형의 풍경 ''꽂지' 에서 하룻밤'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8.16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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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안면도,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안면도, 2019' (인스타그램: photoly7)

 

안면도 촬영을 여러 번 갔지만 갈 때 마다 어두워 지면 서울로 돌아오기 바빴다.

두 달 전 안면도에 들렀을 때는 운여해변과 꽂지해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촬영을 해야 했는데 그 날은 몇 번 갔던 운여해변을 가지 않고 꽂지해변에서 느긋하게 촬영을 했다.

마침 그 때가 썰물때라 할미 할아비 바위까지 가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소나무를 찍고 돌아와 노을이 지기를 기다렸다.

붉은 해가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지고 있는 꽂지해변의 교과서 적인 장면에는 관심이 없고 바다로 향해 일렬로 박혀 있던 수 천개의 나무 말뚝에 노을빛이 물들기를 기다렸다.

해가 지자 예상대로 말뚝이 붉게 물들어 푸른 바닷물과 색감 조화를 이뤄 몇 커트 찍고 돌아 서려는데 바다와 주차장 사이의 도로변에 파라솔로 해를 가린 테이블 몇 개를 두고 해삼과 멍게 낙지등을 파는 간이 주점이 있었다.

술을 획기적? 으로 줄인 지금이야 그것에 눈길조차 두지 않았겠지만 그 날은 왠지 소주 한 잔이 땡겼다.

차박(차에서 자는 것)을 하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나 아침풍경을 촬영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2만원 짜리 모듬 안주에 소주와 맥주를 시켰다.

노을이 물든 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해산물 안주에 마시는 소맥은 그 맛이 서울의 술집에서 마시는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술병을 모두 비우고 차로 가는데 주차장 저 쪽에서 음악소리가 들려 가보았다.

대전 색소폰 동호회의 사람들이 거리 연주를 하는 것이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그 만 그 사람들과 어울려 또 막걸리를 마시게 되었다.

연주가 끝나자 그 사람들은 돌아갔고 나는 제법 취한 채 차로 오는데 '꽃지해안' 이라는 글씨가 있는 조명탑이 눈에 들어왔다.

색감이 예뻐 주섬 주섬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데 어찌된 일인지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8개의 조명탑 불빛 플레어가 허공에 떠 있는 것이 폰 액정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마침 달도 알맞은 위치에 떠 있어서 불빛과 달을 매치시켜 찍었는데 취중 이었어도 나름 괜찮은 사진을 건진듯 했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숙취로 인해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다.

촬영 할 엄두가 나지 않아 막걸리를 더 마신것을 후회하며 서울로 향했다.

안면도에서의 아침 촬영은 좀처럼 하기 힘든데 술로 인해 그 귀중한 시간을 허공에 날린 꼴이었다.

그 날의 에피소드도 현재 내가 술을 좀처럼 입에 대지 않는 계기 중의 하나이다.

'술은 사람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드는 백해무익한 마약이다'

요즘 내가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는 문장이다.

이외수의 소설 '황금비늘'에 나온 명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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