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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여인숙 참사 ... 48년간 소방법 '사각지대'에서 살아와
전주 여인숙 참사 ... 48년간 소방법 '사각지대'에서 살아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8.20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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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관들이 잔불을 제거하며 추가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2019.8.19
지난 19일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관들이 잔불을 제거하며 추가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2019.8.19

 

지난 19일 전북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해 거동이 힘든 3명의 노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 건물은 숙박시설임에도 불구하고 48년간 주택으로 등재되어 있어 소방법과 행정안전점검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는 심야시간대 화재가 발생한 점과 시설이 매우 낡아 화재 과정에서 건물 일부가 무너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숨진 김모씨(83·여) 등 3명이 모은 폐지와 고물 등이 여인숙 내부에 가득 쌓여 있어 불이 쉽게 옮겨 붙을 수 있었던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법률의 미비로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가 생겨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해당 여인숙은 소방법과 행정안전점검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 여인숙이 건축물관리대장에 ‘주택’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숙박시설은 건축물관리대장 용도 란에 숙박업 등으로 표기돼 있다.

하지만 불이 난 여인숙의 경우 허가 당시인 1972년은 용도 란에 숙박업이 아닌 주택으로도 허가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이 여인숙은 48년간 법의 감시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여인숙은 화재안전시설 설치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또 연면적 72.94㎡의 소규모 시설로 인해 소방법 소화기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재난에 대비한 국가안전대진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올해 해당 여인숙에 대한 점검은 지난 4월 위생 점검이 전부였다. 하지만 숙박업소의 위생 점검은 법으로 정하지 않아 정기적 점검은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산구청 관계자는 “지난 4월 전국소년체전 개최를 앞두고 숙박업소 위생점검에서 이 여인숙도 대상에 포함됐다”며 “숙박요금을 표시해 놓지 않은 것을 포함해 침구류 등 위생불량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숙박업소 주인에게 연락해 위반 사안에 대해 설명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계도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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