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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개미와 베짱이 김정분·황무석 부부의 자두밭 사랑과 전쟁
‘인간극장’ 개미와 베짱이 김정분·황무석 부부의 자두밭 사랑과 전쟁
  • 이주영 기자
  • 승인 2019.08.23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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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오늘(23일)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개미와 베짱이’ 마지막 5부가 방송된다.

자두가 빨갛게 익어가는 경북 청도의 한 과수원. 30년째 이곳에서 과수 농사를 짓고 있는 황무석(68), 김정분(69) 부부. 이번 개미와 베짱이 편의 주인공이다.

자두 수확철만 되면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부부. 일 욕심 많은 개미 아내 김정분 씨와 놀고 싶은 베짱이 남편 황무석 씨.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개미와 베짱이의 사랑과 전쟁이 시작되는데….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자두밭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전쟁

경북 청도의 한 과수원에서 자두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30년째 이곳에서 과수 농사를 짓고 있는 황무석(68), 김정분(69) 부부. 자두를 시작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복숭아, 찬바람 날 때쯤 나오는 사과까지, 부지런히 함께 5천 평의 과수원을 일궈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과수원의 첫 수확, 자두. 부부는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하는데...

익은 놈 골라서 따고 나면 어느새 또 익어있는 자두. 뜨거운 태양 아래, 자두와의 전쟁이다. 땡볕을 피해야 하니 새벽마다 강제 기상, 부부는 부지런한 아침 해보다 빠르게 과수원으로 향한다. 득달같이 달려오는 여름 더위에 장마철까지 겹쳐 비가 오는 날에도 수확을 해야 하는 부부.

그래도 씨알만 좋으면 좋다는 아내 정분 씨는 일 욕심이 남다른 개미 여사다. 한참 뒤 여유 넘치게 밭으로 나오는 남편 무석 씨는 꽃에게 인사를 하느라 늦었다는 낭만 베짱이. 결혼 44년 차, 일 년 농사가 가장 바빠지는 여름이 되면  과수원에는 달콤 살벌한 사랑과 전쟁이 시작된다.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 일하고 싶은 여자, 정분 씨

“나는 일 잘하고, 잘 모으고, 욕심 안 부리는 개미.” 울릉도가 고향인 정분 씨는 어린 시절,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탓에 온종일 산천을 누비며 나물을 뜯어 팔았다. 학교에 가는 날보다 안 가는 날이 더 많았을 정도, 정분 씨는 언젠간 반드시 가난에서 벗어나리라 다짐했었다.

남편이 뒤늦게 교직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농사 철엔 청도에서 과수원을 가꾸고 수확이 끝나면 남편이 일하는 도시에서 입주 청소를 했던 정분 씨. 남들이 한 팀씩 할 때도 욕심내서 두 팀씩 해치웠던 억척 개미 여사다. 사업에 실패한 시동생 내외를 청도에 불러들인 것도 정분 씨. 직접 방앗간과 건강원 자리를 알아봐 주며 황씨 집안을 일으켜 세웠다.

이제는 '이정도면 성공했다' 자신할 수 있는 삶, 하지만 정분 씨의 타고난 일개미 천성은 여전하다. 과수 농사도 모자라 과수원의 빈 땅에 감자와 비트, 마늘 농사까지 짓는 정분 씨, 농사일만 많은가, 한여름에도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고추장에 된장, 조청까지 만들어 판다. 이 고된 일들을 재미로 한다니, 남들 보기엔 존경스러울 풍경이지만 정작 같이 사는 남편 무석 씨는 그런 아내 때문에 괴롭다.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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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고 싶은 남자, 무석 씨

“즐겁게 놀라고 이 세상에 보냈는데, 일만 하다 죽으면 저승에서도 일 시킨다니까.” 놀기 좋아하는 베짱이 남편 무석 씨, 조금씩만 하자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건만, 기어이 일 욕심을 내는 개미 아내 때문에 덩달아 일거리가 는다. 그럼 에도 무석 씨는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남자.

마흔여섯 나이에 임용시험을 치르고 교사 생활도 했었고 몇백만 원 들여 산 패러글라이딩 장비로 하늘도 날아봤다. 요즘엔 기타 모임에 난타에 배드민턴까지. 정분 씨의 속이 타들어 가는 건 아는지, 모르는지 무석 씨는 알차게 인생을 즐기고 있다.

“만약에 하늘이, 하늘이 내게 천년을 빌려준다면~♪
그 천년을 당신을 위해 사랑을 위해 아낌없이 모두 쓰겠소~♪“
 
틈만 나면 놀러 나갈 궁리를 하는 무석 씨, 뿔난 아내를 달래볼까,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러준다. 명색이 베짱이인데 반주도 있어야지. 호기롭게 기타까지 꺼내 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세상 엉망진창인 베짱이의 노래 실력에 어처구니없는 정분 씨, 그만 피식,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렇게 또 한번, 아슬아슬 고비를 넘기는 무석 씨, 오늘도 열심히, 사는 재미를 찾아 나선다!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KBS 인간극장 - 개미와 베짱이

# 개미와 베짱이, 결말은 해피엔딩!

본격적인 자두 수확으로 일손이 부족해지면 부부의 과수원에는 무석 씨의 형제 내외와 아들, 딸, 손녀까지 온 가족이 모인다. 성실하게 삶을 일군 개미와 베짱이 부부, 가족들은 그 곁에서 고마움을 갚아나가고 있다.

푹푹 찌는 날씨에 과수원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식들은 부모님의 고생이 새삼 실감 난다.여전히 바지런한 삶을 살고 계신 부모님. 그 모습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정분 씨의 지휘 아래 일이 끝나면 무석 씨의 지휘 아래 가족 음악회가 열린다. 무석 씨가 기타를 치면 아코디언과 오카리나를 연주하며 가락을 더하는 베짱이 동생네. 말도 안 되는 불협화음의 ‘제멋대로 합창단’이지만 이번엔 개미 여사 정분 씨도 베짱이들의 흥에 취해 신나게 노래를 불러 본다.

열심히 일궈놓은 뜰, 그 안에 모인 가족들을 바라보면 정분 여사의 마음속에는 뿌듯함이 가득 차오른다. 서로가 있어 존재하는 환상의 짝꿍, 화끈한 개미와 성실한 베짱이 부부의 여름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이날 방송되는 5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둠을 뚫고 마늘 공판장에 도착한 무석 씨와 정분 씨. 이른 새벽부터 늘어선 대기자들 틈에 밤을 꼴딱 새고야 만다. 다음 날, 양파공판장에 들른 무석 씨. 완벽한 그녀…. 정분씨의 실수로 퇴짜를 맞게 되고.

무석 씨의 고향, 포항의 바다로 나들이를 가게 된 무석 씨네 가족. 놀러 나가도 쉬지 않는 정분 씨, 칼을 쥐고 열심히 고둥을 따기 시작하는데…!

이번주 ‘인간극장-개미와 베짱이’ 편은 연출 지현호, 글·구성 김수진, 촬영 박승국, 취재작가 이연수, 김주미가 맡았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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