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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몽골기행/여성과 여속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2월호 -몽골기행/여성과 여속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9.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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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2월호

처녀가 아비없는 자식을 낳아도 허물이 되지 않는다

몽골족의 성생활은 유목문화라고 하는 생활바탕에서 자생한 것으로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관습이 많다. 여인들은 자식을 낳아 가통을 이어주는 일에 적극적이며 노동력은 남자에 못지않게 과중하다. 남자는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첩을 둘 수 있는 것도 특이하다. 

1990년 12월호 -몽골기행/여성과 여속1
1990년 12월호 -몽골기행/여성과 여속1
1990년 12월호 -몽골기행/여성과 여속2
1990년 12월호 -몽골기행/여성과 여속2

 

해발 2천m나 되는 '휘팅실리' 대초원은 천혜의 목장이었다. 옛날 칭기즈칸이 보무도 당당한 기병대를 훈련시킨 곳이기도 하다. 

통역겸 안내원, 운전수, 그리고 필자와 셋이 이곳에 도착하니 몽골고유의 의상을 입은 처녀 셋이 일행을 겔로 안내하여 우유와 전차로 만든 스디차이를 내놓았다.

밤에는 환영회가 열렸는데 처녀 셋이 '하닥'이라는 긴 수건을 받쳐들고 그 위에 놓인 대접에 술을 넘치도록 붓는다. 그리고 셋이서 노래를 부른다. '에레헨토'란다. 일종의 환영가이며 권주가이기도 하다. 술은 한방울도 남김없이 마셔야 한다. 

이렇게 방문객을 환영하는 몽골유목민의 풍속은 대초원의 인적이 드문데서 유래된 것이리라. 아무리 객을 맞을 호조건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그네를 박대하는 법은 예로부터 없었다. 방목을 떠나 부인 혼자서 겔(이동식 거주 텐트)을 지킬 때도 지나는 나그네가 있으면 맞아서 먹이고 재워 보내야만 한다. 이렇게 하여 혹시 아이가 생기더라도 허물이 되지 않는다. 

그게 비록 누구의 아이건 혈통이 문제가 아니라 가통(家統)이 문제이다. 아이가 많을수록 부유한 가정이고 없을 때는 양자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 아이가 없는 여인은 외롭다. 많은 양떼와 소 말떼를 상속으로 받을 아들이 필요하다. 

아이 하나 는다고 재정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마리의 양가죽으로 입히고 양젖을 먹이면 절로 자란다. 중국인 장승지(張承志)가 쓴 '흑준마'(黑駿馬 · 82년 북경출판)라는 소설에 이런 대목이 있다. 

"만일 당신에게 아이가 생기면 내게로 데려와요. 사람 구실하는 사내로 만들어 북경으로 다시 보내 드릴께요"

그리고 덧붙였다.

"만일 당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더라도 나는 다른 아이를 데려다 키울 거예요. 아이가 없이 살아갈 수 가 없으니까요"

몽골여인의 절규이다. 아이가 가통을 잇기 위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많을수록 혈족의 확대도 가능하다. 노동력의 부족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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