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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다각 인터뷰/장인 · 장모가 말하는 내 사위, 내 딸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다각 인터뷰/장인 · 장모가 말하는 내 사위, 내 딸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10.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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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호

새 검찰총장 정구영 · 유혜성 부부

"나는 피고인석, 사위는 검사석, 딸은 방청석에서 처음 우리는 만났지요"

검사와 피의자 딸, 경상도 청년과 전라도 처녀- 이렇게 '물과 기름 사이'로 만나 '찰떡 부부'로 맺어지기까지 정구영 검찰총장과 부인 유혜성씨 사이엔 어떤 사연들이 숨어 있을까? 정 총장의 장인이며 원로 재야 정객인 유청씨(4선 의원) 집을 찾아가 맏사위 부부 살아가는 얘기를 들어 보았더니···.

1991년 1월호 -다각 인터뷰/장인 · 장모가 말하는 내 사위, 내 딸1
1991년 1월호 -다각 인터뷰/장인 · 장모가 말하는 내 사위, 내 딸1
1991년 1월호 -다각 인터뷰/장인 · 장모가 말하는 내 사위, 내 딸2
1991년 1월호 -다각 인터뷰/장인 · 장모가 말하는 내 사위, 내 딸2

 

군사 재판정에서의 첫 만남

유청씨 맏딸 유혜성씨가 남편 정구영씨를 처음 만난 건 65년, 서울 수도경비사령부 안에서 열린 군사 재판정에서였다. 당시 야당인 민중당 중진으로 3선 개헌 반대 시위를 주도하던 유청씨는 포고령 위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담당검사는 정구영 당시 군법무관. 정 법무관도 아버지 정원영씨(작고)를 통해 유청씨에 대한 얘기는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책상 하나 정도를 사이에 두고 가까이 대하기는 처음이었다. 

취조가 시작되고, 어찌된 셈인지 정법무관은 유청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1년 반이란 형량은 그 당시 동일한 사건에 내려지던 것보다 두배 이상 무거운 형량이었다.

방청석에 앉아 공판을 지켜보던 유혜성씨는 순간 들고 있던 약 봉지를 떨어뜨릴 뻔했다. 저렇게 무거운 형량을 내리다니···! 몸이 아픈 아버지에게 약도 갖다 줄 겸 그 동안 꼬박꼬박 공판을 지켜봐온 그녀는 머리를 짧게 치켜 깎은 그 젊은 검사가 그렇게 밉고 야속할 수가 없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서울대 배지를 단 블라우스 가슴 위로 떨어져 내렸다. 

결국 유청씨는 징역 1년을 언도받고 항소, 옥고를 치르던 중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참 악연이라면 악연이었지요. 그러나 나는 사위 원망은 전혀 안합니다. 지난 번 특명 사정반 때도 그랬지만, 그 애가 다른 건 몰라도 일 하나는 소신껏 해낼 아입니다. 아, 장인 될 사람한테도 서릿발 같았던 아이 아닙니까?"

사위로 맞은 뒤에도 옛날 일에 대해선 한번도, 야속한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는 유청씨. 그가 맏딸을 정 검사에게로 시집 보내게 될 인연은 이미 50년대 초, 정구영씨와 유혜성씨가 아직 소년 · 소녀였을 때부터 싹트고 있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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