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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과 영혼의 대화 나누는 시인 김소엽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1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과 영혼의 대화 나누는 시인 김소엽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10.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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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호

내 생애는 그대 영혼으로 불어지는 한자루 피리 되리

가장 조용하고 은밀한 사각에, 깊고 깊은 영혼의 뜨락에 소리없이 들려오는 사랑했던 사람의 목소리. 남편이 뿌린 사랑의 흔적은 시가 되고 아내는 지금 그 시를 줍고 있다.

1991년 1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과 영혼의 대화 나누는 시인 김소엽
1991년 1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과 영혼의 대화 나누는 시인 김소엽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보다 더한 고통이 있을까. 남편의 죽음과 함께 아직껏 정지된 시간 속을 유영한다는 김소엽시인. 그녀는 요즘 신비스런 체험을 하고 있다. 

집안 구석구석에 걸려 있는 액자 속에서 여전히 사랑스런 미소를 띠우는 남편과 영혼의 대화를 나눈다. 그 남편은 장미가 만발한 어느 해 6월에 검붉은 피를 쏟으면서도 의연한 자세로 "내가 평생토록 살면서 단 한가지 잘한 일은 당신과 결혼한 것이요"라고 말하며 숨을 거두었다.

그런 소문이 일각에서 퍼져나올 무럽 기자는 김시인을 만났다. 처음부터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가 좀 뭣해서 딴 이야기를 하다가 화제를 슬쩍 돌렸다. "어찌 보면 만화 같은 이야긴데 '사랑과 영혼'이란 영화를 보니 죽은 애인과 대화를 하던데요······"그러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영화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닐거에요. 고통의 강을 건너서 죽음의 세계마저 내 세계 안으로 들어오면 4차원의 세계를 체험합니다. 남편의 음성까지도 실제 들리는 것 같아요."

그녀는 남편과의 사별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영혼과의 대화 그 자체는 종교적 차원이 아니라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녀가 앉은 소파옆에는 흔들의자 하나가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듯 있었다.

그녀와 13년간 동거동락했던 남편은 연대 영문과 교수이자 기독교 장로였던 양영재씨. 그는 김소엽씨가 근무하던 보성여자 중고등학교의 전임 영어교사로 다시 육사 교관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영시집 '골든 크레줘리(Golden Treasury)'를 빌려달라는 양영재씨를 만나면서부터 두 사람의 사랑은 시작됐다. 서로가 꾸밈없이 소박한 모습에 반한 두사람은 결혼 후 딸 서윤이를 낳았고, 교환교수로 가는 남편을 따라 미국 프린스턴에서 1년동안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남편은 학문적으로 완숙기에 들어 정교수가 되었고 평생 살 집도 마련했으며 교회 장로가 되어 이제 남은 일이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밖에 없다고 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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