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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일요시네마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자유 위한 두 형제 엇갈린 선택과 운명
EBS 일요시네마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자유 위한 두 형제 엇갈린 선택과 운명
  • 이주영 기자
  • 승인 2019.09.29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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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9일) 오후 EBS1 '일요시네마'는 켄 로치 감독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원제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가 방송된다.

킬리언 머피가 주연을 맡고 패드레익 들러니, 리암 커닝햄, 올라 피츠제럴드, 모건 프리먼 등이 출연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2006년 아일랜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이 공동 제작한 영화다. 상영시간 126분. 15세 이상 관람가.

사회주의적 성향을 짙게 보여온 감독 켄 로치의 성향은 이 작품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도 녹아 있다. 그는 단순히 아일랜드 역사의 내레이션을 바라고 이 영화를 제작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인류 역사상 독립전쟁이 일어났을 때 거의 반드시 제기되었던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이 시각은 <아이 위클리>지에 실린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식민지가 독립을 원할 때마다 항상 대두되는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제국주의자들을 어떻게 축출하며,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 부르주아 민족주의자들은 ‘국기만 바꿔 달고 현 상태를 유지하자’고 한다. 반면 혁명가들은 ‘재산법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이때는 언제나 중대한 기로다.” 이러한 로치의 시각은 영화 속에서 재산법을 바꿔 더 평등한 국가를 세우자는 데미언의 주장을 통해 재연된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으로 인한 비극성은 주인공인 두 형제가 영화 중반과 마지막에 각기 실행한 처형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1920년 아일랜드. 젊은 의사 데이미언은 런던의 병원에 일자리를 얻지만, 아일랜드인에 대한 영국 군대의 횡포를 목격하고 형 테디와 연인 시네이드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그리고 마침내 영국과 평화조약을 맺게 된 아일랜드, 그러나 일부 지역 자치만 허용한다는 영국의 발표에 데이미언은 형 테디와 심한 대립 관계에 놓이게 되고 연인 시네이드와의 애정 관계마저 이상이 생기는데… 조국의 자유를 위해 형과 사랑하는 연인과의 위기를 맞게 된 데이미언의 엇갈린 운명과 선택이 시작되는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리얼리즘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로치 감독의 작품답게 이 영화 역시 어느 한쪽을 미화시키려 노력하는 로맨티시스트의 시각을 버리고 그대로 냉철하게 전쟁의 현실을 담고 있다. 주인공들이 몸담은 공화국군의 공격도 적군인 영국군의 만행만큼이나 참혹한 것으로 묘사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두 형제가 이념과 우정 사이에서 겪는 심적 갈등도 과장되지 않은 형태로 담담하게 표현된다. 여기에 로치와 오랫동안 함께한 촬영감독 배리 애크로이드의 촬영기법도 영화 전체의 느낌을 살리는 데 일조한다. 시종일관 회갈색을 띠는 실내 장면들은 차분하면서도 가라앉은 느낌을 주며, 지속적으로 스크린을 메우는 흐린 하늘과 넓고 푸른 들판, 적갈색 땅 등의 대자연은 주인공들이 싸우는 목적, 즉 땅과 자유에 대해 끊임없이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한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켄 로치 감독은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 감독 중 하나로 노동자 계급 및 사회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 세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소 딱딱하고 편향될 수 있는 주제이지만 이를 온기를 담은 인간적인 관점의 블랙 코미디 장르로 풀어가면서 수십 년간 세계적인 명성과 인정을 받은 감독이기도 하다. 켄 로치는 1936년 워릭셔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한 후 BBC 작품의 대본 집필에도 참여했다. 이 후 60년대 후반부터 노동자 계급, 노숙자, 실업, 사회 복지 제도에 관심을 두어 관련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영국에서 보수 정권이 집권하던 시기에는 검열로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베를린영화제, 칸영화제 및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요 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는다. 이후 작품세계에서는 영국 외의 국제 문제로도 시선을 돌려 해외의 인권 문제를 다룬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문제에 반발하여 공연/예술인들의 이스라엘 공연 및 전시 보이콧을 주장하며 유명 록밴드와 온라인에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2016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번째로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케스>, <가족생활>, <하층민들>, <랜드 앤 프리덤>, <빵과 장미>, <달콤한 열여섯>,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자유로운 세계> 등이 있다. (※참고자료 : EBS 일요시네마 / 네이버 영화정보)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일요시네마’는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1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네이버 영화정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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