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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풍경 '딱 한 장'
김도형의 풍경 '딱 한 장'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10.02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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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대관령 평창,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대관령 평창, 2018' (인스타그램: photoly7)

 

지난 2년 간 정말 열심히 풍경사진을 찍었다.

1만 4천 킬로를 운행한 중고차를 2년 전에 샀는데 지금 10만 킬로가 넘었으니 어지간히 전국을 헤매고 다닌 셈이다.

얼마 전 지난 2년 동안 찍은 사진을 '바다' '설경' '일반' 세가지 항목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꼬박 일주일에 걸쳐 마쳤다.

같은 장면을 찍은 여러장의 사진들을 일일이 대조하며 최고의 사진 한 장만 남기고 과감하게 버렸다.

사진들이 삐져 나올듯 외장하드가 꽉 찼었는데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마저 가벼워졌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풍경사진에 관한 이런 감각이 내게 숨어있었나 할 정도로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사진들이 제법 많았다.

문득 '돈이 들지 않는 즐거운 상상'이 또 머리에 떠올랐다.

나중에 내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어 언론과 인터뷰를 했을 때 기자가 내게 그동안의 작품 중에 최고의 작품 '딱 한장'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과연 나는 어떤 사진을 내세울 것인가 하는 상상이다.

지금의 열정대로 작업을 한다면 먼 나중에는 실로 엄청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의 작품 중에서는 위 사진에 제일 마음이 간다.

지난 해 2월 29일 강원도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보도가 있어 다음날인 삼일절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 대관령으로 갔다.

눈은 눈대로 좋고 날씨는 맑았고 거기에 강풍까지 불어 눈이 날렸다.

사진의 나무에는 간밤에 불었던 바람에 날린 눈이 붙어있었다.

구름 사이로 비친 햇살은 나무 주변을 부분적으로 비추어 사진의 입체감을 더해 주었다.

마침 그 때 사용한 카메라도 그 어떤 카메라 보다 흑백 톤을 잘 살려주는 라이카였다.

사진작가가 좀처럼 만나기 힘든, 모든 조건이 다 갖춰진 상황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촬영했는데 결과도 대만족 이었다.

지난해 봄 인사동에서 '풍경이 마음에게' 라는 타이틀로 사진 개인전을 가졌다.

전시에 걸었던 22점의 사진이 거의 다 팔렸고 위 사진은 무려 5점이나 팔았다.

전시장에서 위 사진을 본 어떤 갤러리의 큐레이터 한 분의 말씀이 외로운 사진작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어떤 작가가 이 사진과 유사한 사진을 5백만원에 팔았는데 작가님은 그 사진보다 더 좋은 사진을 왜 이렇게 싸게 파세요?"

'돈 안드는 상상이 돈 되는 현실이 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이것마저 돈 안드는 즐거운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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