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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 <열두 번째 용의자>, <암살>·<밀정> 명성 이을까
시대극 <열두 번째 용의자>, <암살>·<밀정> 명성 이을까
  • 전해영 기자
  • 승인 2019.10.0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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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개봉하는 시대극 <열두 번째 용의자>가 전작 <암살>, <밀정>, <말모이> 등의 명성을 이을 수 있을지 이목을 끌고 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특급 흥행작 <암살>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다룬 작품이다. 1930년대 조국이 사라진 시대에 이름마저 남기지 못한 채 스러져간 독립군들의 이야기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영화 속 주옥같은 명대사는 아직까지 관객들 사이에 회자되며 그때의 감동을 소환한다. 극중 염석진(이정재 분)이 친일 행각의 변으로 남긴 말은 무엇보다 강렬한 엔딩을 선사했다. “몰랐으니까… 해방이 될 줄 몰랐으니까.” 이 대사는 역설적으로 불확실한 시대에 조국의 안위만을 위했던 투사들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영화 <밀정>은 일제 경찰과 독립 운동 세력 사이에 침투한 스파이들의 첩보전을 그리고 있다. 개봉 당시 1923년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모티브로 한 사실이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일제 고등 경찰이었던 황옥은 의열단원으로 폭탄 반입 작전에 참여했다는 설과 일제의 밀정이었다는 설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의문의 인물로 남아 있다. 탄탄하게 축조된 서스펜스와 드라마틱한 실화가 결합해 750만 명의 관객이 성원했을 뿐만 아니라 항일 무력독립운동 단체였던 의열단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1940년대 경성을 주무대로 한 <말모이>는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말모이’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전국의 우리말을 모았던 조선어학회의 비밀 작전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영화는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지식인들과 학생들, 시민들이 모여 우리 민족의 말을 지키고자 한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한다. 기존에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독립운동의 이면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10일 개봉하는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는 1953년 한국전쟁 직후의 혼란한 상황과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인물들이 등장해 명품 시대극의 명맥을 이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열두 번째 용의자>는 한 유명 시인의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밝히는 심리 추적극으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대중에게 첫 공개되어 흥미로운 장르적, 주제적 반전의 쾌감을 선사하며 반향을 모은 웰메이드 심리 추적극이다.

묵직한 주제 의식을 밀도 높은 추리극에 녹여내며 장르적 재미와 역사 의식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상징성이 큰 명동과 남산을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는 이 작품은 청산하지 못한 과거의 문제를 날카롭게 직시하고 있다.

또한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설정된 가상의 공간, ‘오리엔타르 다방’을 통해 당대 문화예술계의 흥미로운 분위기를 파고드는 동시에 각기 다른 입장에 처한 인물들을 조명하여 시대의 아픔을 표상한다. 밀실에서 진행되는 추리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대가 묵인한 진범에게 죗값을 물으며 묵직한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Queen 전해영 기자] [사진 영화사 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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